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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발견 당시 상황으로 미뤄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정 경감이 전날 일부 동료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드리기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정 경감은 핼러윈 축제 때 이태원에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경고한 내부 정보보고서를 참사 뒤 삭제하도록 회유하고 지시한 혐의를 받아왔다. 정 경감은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함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 6일 입건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 9일엔 대기발령 조치돼 직위 해제된 상태였다.
논란이 된 보고서는 용산경찰서 정보관 A씨가 지난달 26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이란 제목으로 작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맞는 첫 핼러윈인 만큼 많은 인파가 이태원 일대에 모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수본은 이 보고서를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경찰 관계자가 사전에 안전관리 대책 마련을 소홀히 했는지 등을 파악할 주요 증거로 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경감은 조만간 피의자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다만 특수본 관계자는 “소환조사 일정을 통보한 단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 A씨를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마쳤으며, 전날에는 보고서를 삭제한 용산서 정보관들을 불러 삭제 경위 등을 확인했다. 특수본은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과 얽힌 관계자들간의 사실관계를 파악해 피의자들을 소환조사할 계획이었다.
현재 정 경감의 사망 경위 등은 관할인 강북경찰서가 파악하고 있다. 특수본은 그의 사망에 따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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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수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해당 정보보고서가 서울경찰청 첩보관리시스템에 등록됐다가 3일(72시간) 후 삭제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관리규칙에 따라 첩보·정보 등 보고서는 경찰 내부 시스템상 72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된다.
그러나 해당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의 업무용 PC에서도 해당 보고서 한글파일(원본)이 삭제되는 과정에서 ‘해당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취지로 정 경감 등이 회유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특수본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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