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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처럼 “달을 남김없이 누비리라”는 국민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 첫 달탐사선이 135일이 걸리는 여행길을 떠난다. 지난 2007년 계획 수립 이후 15년 만의 일이자, 개발 사업 시작 후 7년 만의 일이다.
한국형 달궤도선 다누리가 오는 5일 오전 8시 8분께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다누리는 달 궤도에서 1년 동안 임무를 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7년 동안 2367억 원을 투입해 만든 우주탐사선이다. 탐사선은 발사체와 분리된 이후 저에너지 전이궤적을 따라 약 4개월 반 동안 비행하면서 올해 12월 16일께 달 궤도에 진입한다. 같은 달 31일에 목표로 한 달 고도 100km에 진입해 1년 동안 과학 임무를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달 궤도에서 임무에 성공하면 미국, 러시아(구소련), 중국, 유럽, 일본, 인도에 이어 명실상부한 7대 우주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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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는 지난 2007년 우주개발진흥계획 세부 로드맵에 명시된 후 2016년부터 7년 동안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탐사선은 길이 1.82m, 너비 2.14m, 높이 2.29m의 경차 정도 크기에 무게가 678kg에 이른다. 크게 탑재체가 기능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본체와 고유의 우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6개 탑재체로 나뉜다.
국내에서 개발한 탑재체 5종은 고해상도 카메라(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광시야 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자기장 측정기(경희대), 감마선 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인터넷 장치(한국전자통신연구원)로 구성됐다. 이 탑재체들은 달 착륙선 후보지를 찾기 위한 달 표면 관측 영상을 확보하고, 달 표면 특성 변화를 이해하는데 쓴다. 또 달원소지도를 제작하거나 지구와 달 사이 통신기술을 검증하는 임무를 하기 위해 제작됐다. 달 뒷면이라서 빛이 비치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을 관측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만든 섀도우캠도 특별히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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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개발과정에서 개발사업은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2007년 노무현 정부서 공식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이후 박근혜 정부서 일정을 앞당겼다. 다시 문재인 정부서 일정을 연기한 끝에 올해 발사를 하게 됐다. 달탐사선은 무게를 줄여야 연료를 덜 쓸 수 있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550kg도 맞추지 못하면서 기술적 난관도 있었다. 중량이 결국 678kg으로 늘어나면서 달 궤도를 기존 궤도(3.5 위상전이방식)에서 탄도형 달 전이방식으로 바꿔야 했다.
박재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 초기 운영 임무지원팀장은 “연료 부족 문제로 탄도형전이방식으로 바꿔 개념도 없던 시기에 난감했다”면서 “궤적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개발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서 인원 6명이 집중배치됐고, NASA의 자문도 받은 끝에 궤도 상세설계를 하고, 달궤도선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까지 돌아가는 궤적 관건
팰콘9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다누리는 발사 후 로켓과 분리돼 중력과 위성의 원심력이 상쇄되어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평형점인 라그랑주점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지구와 달까지 거리는 38만 4000km이나 태양 쪽으로 최대 156만km 지점까지 갔다가 달로 향하는 궤적을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방식은 달로 바로 가는게 아니라 돌아간다는 점에서 기존 궤적에 비해 이동거리가 길다. 반면 거리가 멀어지면서 통신량 등이 줄어들어 연료를 25%가량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궤적은 일본의 히텐 탐사선(1991년), 미국의 그레일 미션(2011년)에서만 썼다는 점에서 널리 쓰는 방식이 아닌데다가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이도가 있다. 달까지 가는 여정에서 9번의 궤적 수정 지점도 무사히 넘겨야 하는 게 관건이다.
7대 우주강국 도약 기회
이번 다누리 개발은 59개 산학연의 결실이기도 하다. 총사업비의 36%인 852억원을 썼다.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루미르 등 40여개 기업이 달궤도선 도면 제작, 추진시스템 제작, 지상전기시험·우주환경시험 평가 지원 등을 맡아 산업적 효과도 있다.
지난 6월에 발사된 국산 로켓 누리호로 우리나라가 우주까지 나갈 교두보를 확보했다면 이번 달탐사선은 우주 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을 지구 주변 궤도로 보낸 것에서 발전해 본격적인 우주 탐사 기술의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특히 달은 현지 자원을 활용해 인류가 우주에서 활동할 기반기술을 검증하고, 유인 화성 탐사 등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곳이다. 전 세계 주요 강국들이 지난 1959년 러시아(구소련)의 달탐사선 루나 1호 발사 이후 달 탐사를 추진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아폴로 11호 유인 달착륙(1969년)에 성공한 미국이 유일한 유인탐사국일 정도로 기술적 장벽이 높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무인 달착륙에 성공한데다가 일본, 인도, 유럽 등도 달궤도선을 보내거나 보낼 계획이기 때문에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 미국은 우리나라 등이 참여하는 달탐사연합체를 구성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달에 우주인을 보내고, 달에 우주정거장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우리나라가 목표로 한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되면 이러한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우주탐사 기술을 과시하고, 국제 우주탐사 협력의 교두보로 활용할 기회”라며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등에서 우리나라 기술을 활용한 구체적인 참여 방안을 만들거나 국산 로켓 누리호에 대한 구체적인 수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