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성이 우크라이나 전황 파악…민·관 우주협력 확대해야"

김호준 기자I 2022.02.28 17:03:42

홍건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민간 상업위성 정보, SNS로 전황 파악"
"민·관 우주 정보 거버넌스 구축 모색해야"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민간 상업위성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파악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도 민·관 우주 정보협력체계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거리에서 우크라이나군 장갑차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건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발간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위성자산 그리고 한국’ 보고서에서 “미국 상업위성 업체인 맥사(Maxar)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포착된 러시아 군의 훈련 시작부터 이동 및 집결 위성사진을 촬영해 뉴욕타임즈와 CNN에 제공하고 있다”며 “민간이 우주 정보자산을 획득·공개하면서 일반 시민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SNS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은 이날 맥사를 인용해 러시아의 대규모 지상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사는 이날 탱크 등 군용 차량 수백 대가 5km 행렬을 이룬 러시아 지상군이 키예프를 향해 이동 중인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홍 연구위원은 “정부 및 언론이 민간 상업위성을 통해 촬영한 영상 이미지를 군사·안보 그리고 보도자료로 활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며 “지난해 8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언론사들은 아프간의 수도 카불 공항의 혼란 상황을 민간 위성으로부터 받은 자료로 앞다퉈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신규 격납고 건설과 북한 우라늄 광산 분석을 통한 핵무기 생산 능력, 이란의 위성 발사 징후 등도 이 같은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파악된 적이 있다고 홍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이처럼 민간 우주 정보자산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우리 정부도 민간과 협력해 ‘우주 정보 거버넌스’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홍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그는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우주 정보자산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만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 구축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며 “우주 공간 신흥안보 위협 대응을 위해 정부와 민간 영역이 연대하는 우주 정보 거버넌스 구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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