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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 7월 글로벌 총 58만970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수치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전 세계 판매가 감소세로 접어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차량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반도체 수급난 등을 고려해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교섭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노사간 의견 차이가 커 대부분 업체가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현재 국내 완성차업계 중 임단협을 끝낸 곳은 현대자동차뿐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 차질 상황을 고려해 △기본급 월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성과금 200%에 350만원 추가 지급 △품질 향상 격려금 230만원 △무상 주식 5주 △복지 20만 포인트(20만원 상당)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반면 기아는 파업 등 쟁의행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기아 노조는 10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애초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지난달 말에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오토랜드 광명(소하리 공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영향으로 연기됐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월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급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제공△정년 연장(최대 만 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지난달 20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번 투표에서 쟁의행위가 가결되면 기아 노조는 파업권을 손에 쥐게 된다.
기아는 올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주말 특근을 조정하며 대응했지만 2분기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기아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고 다음 날인 27일에도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 이미 몇 차례 생산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까지 진행되면 3분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르노삼성 등 이번 주 다시 교섭 시작
르노삼성자동차는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 26일 11차 본교섭을 시작해 지난달 28일 늦은 오후까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타결에 실패했다. 임단협 최대 쟁점인 기본급 동결에 대한 세부사항을 조정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다. 다만 극적인 입단협 체결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 노사가 교섭 결렬이 아닌 교섭 정회를 선언한 점에 비춰봤을 때 지난해 경직된 분위기와 다르다는 전언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동결을 놓고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은 이번 주 내 교섭 일정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임단협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무산됐다. 한국지엠 노사는 14차례 교섭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 가로막혔다. 노조는 지난달 26~27일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진행한 결과 찬성이 48.4%로 과반수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한국지엠 노사도 조만간 임단협 재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 반도체 수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이 우려된다”며 “기아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모두 반도체 부족으로 이미 생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