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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세청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중 ‘현행 10억원인 대주주 양도세 부과기준을 3억원으로 낮출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과세대상자 수, 세수금액은 얼마나 되는지’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정부는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인 대주주 요건을 내년 4월부터 3억원으로 대폭 하향할 계획이지만, 올 연말인 대주주 확정 시점을 불과 두 달여 남긴 현재까지도 국세청이 적용 대상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22일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이후 8월 25일 국무회의를 거쳐, 같은달 31일 대주주 요건 및 범위 등을 담은 시행령을 포함한 최종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재부는 대주주 요건 하향이 관련 법 개정에 따라 ‘2016년 25억원→2018년 15억→2020년 10억원’ 등 단계적으로 추진돼 왔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무회의까지 통과한 사안이라 추가 검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 요건 하향 때마다 주식시장에선 연말에 3조~5조원의 개인 순매도가 쏟아져 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는데도, 정부는 3억원 하향시 양도세 부과 대상 및 세액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기재부가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주식 양도세를 낼 대주주의 정확한 규모도 모른 채 세수 증대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또다른 문제는 한 종목 3억원 이상 보유란 대주주 요건이 본인은 물론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주식까지 모두 합산해 판단하는 부분이다. 특히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선 납세 대상자인 개인투자자가 직접 ‘셀프(self )’로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을 모두 파악해 신고해야 한다. 이런 불합리 탓에 지난 추석 연휴 동학개미들 사이에선 “코로나19에 가족회의라도 열어 할아버지가 보유한 주식까지 물어봐야하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양향자 최고위원과 김태년 원내대표, 김병욱 정무위원회 간사 등이 대주주 요건 하향의 불합리성에 공감하며 당정 협의를 통한 유예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기재부는 3억원 하향은 그대로 두고 2016년 ‘6촌 내 혈족 및 4촌 내 인척’에서 현행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로 완화했던 전례가 있는 대주주 범위만 손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정확히 대상과 규모도 파악하지 못한 세수에 집착해 주식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주지 말고,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도입에 맞춰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을 유예하는 것이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