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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이 먼저 지난 8월31일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이 아닌, 10월8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종부세법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공방의 불씨를 댕겼다.
정부안은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을 구분, 6억원 이상, 94억원 초과까지 5구간 적용 세율을 현행 0.75%~2.0%에서 0.855~2.5%(2주택자 이하), 1.15%~2.8%(3주택 이상)로 올리도록 했다.
그러나 이후 강남 등 부동산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9.13대책을 내놨고, 기재위 여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9.13대책을 반영해 종부세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의 안엔 3억원 이하 구간과 3억~6억 이하 구간을 신설하고 3주택 이상, 조정지역 내 2주택 이상에 대해선 각각 최대 0.6%, 0.9%를 매기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의 6억원 이상, 94억원 초과까지 5구간 적용 세율도 1.3%~3.2%까지 올리도록 했다.
회의에서 고 차관은 “결론적으로 김정우 의원안을 지지한다”고 했고, 김 의원도 “이 법안은 정부하고 상의를 해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가 정부안을 철회하고 다시 내야지, 김정우 의원안을 지지한다는 그런 정부가 어디있나”라고 질타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도 “대책이 확정됐으면 냈던 안을 폐기하고 수정안을 내야지, 왜 정부안을 안 내고 의원안을 지지한다는 낯선 표현을 하나”라고 따졌다.
이에 정부 측에선 “9월2일까지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돼 있고, 국회에 제출한 뒤엔 철회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해명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짚고 난 뒤엔 한국당에서 종부세 강화에 대한 비토 의견을 쏟아냈다.
권성동 의원은 “기본적으로 종부세는 이중과세”라며 “그렇게 지방분권을 강조하면 지방세를 올리라”고 요구했다. 나경원 의원도 “지나치게 빠른 인상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고, 이종구 의원 역시 “5년 뒤면 대부분의 중산층 아파트들이 종부세 대상”이라며 “대부분의 재산세를 종부세 높은 국민들이 내는데, 엄청난 세금을 내고 있는데 또 높여가지고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에선 정부 엄호에 나섰다. 유승희 의원은 “정책적 수단을 써서 불평등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강병원 의원도 “부동산 급등으로 걱정이 많았던 국민들에게 (9.13대책이) 제대로 된 정책을 발표했다는 생각”이라며 “투기 세력과의 한판 승부를 볼 수 있었는데 다시 이걸 국회가 흔드는 건 국민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세소위는 여아 이견이 명확히 갈리면서 종부세법안에 대한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채, 일단 계속 논의키로 했다.
한편 조세소위 전문위원실은 김정우 의원안에 대해 “6억원 이하 구간에 대한 세부담이 종전보다 다소 강화된다”며 “국회예산정책처는 2016년 과세인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6억원 이하 구간에서 1주택 및 조정대상지역 이외 2주택자 중 1만 2614명의 세부담이 강화되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3주택자는 17만 2922명의 세부담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소유 주택의 형태에 따라 세율을 달리 매겨 실제 주거목적이 아닌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해 과세부담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과세형평성이 차원에서 타당하다”며 “다만 지방의 다주택자에 부과되는 세율이 서울시 1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세율보다 더 높게 된다는 점에서 과세형평성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