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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황 부진에 공매도 타깃된 성우하이텍

윤필호 기자I 2018.06.20 16:14:13

한 달간 공매도 거래 비중 33.13%…코스닥시장서 가장 높아
무역분쟁으로 실적 부진…재무개선 위해 1060억 유증
재무 개선되지만 주가 희석 불가피…한 달간 19.07% 하락

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자동차 업황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종에 종사하는 성우하이텍(015750)은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과 함께 공매도 거래까지 급등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 포털에 따르면 성우하이텍 공매도 비중은 지난 한 달간 총 거래량의 33.13%로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 1일 하루 동안 18만5496주가 공매도로 거래됐고 이는 당일 총 거래량의 64.39%에 달했다. 이에 주가도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주가는 19.07% 하락했고, 19일에는 장중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성우하이텍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된 것은 자동차 업황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에 기인한다. 올해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중국 등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분쟁의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운송장비 부문의 매출액 증가율은 -9.5%로 역성장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1.9%에 상승에 그쳤다.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은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수출품을 상대로 관세폭탄을 예고했고, 중국정부도 이에 맞서 다음달 6일부터 미국산 수입차에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그랜저, 제네시스, 맥스크루즈, 그랜드카니발, K9 등 일부고가 모델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지만 판매 대수가 미미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경쟁 글로벌 브랜드의 가격인하로 인해 경쟁 강도 측면에서는 일부 부정적인 요인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부품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성우하이텍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한 8391억원, 영업이익은 44.5% 줄어든 281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회사는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6월26일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0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실적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차입이 쉽지 않은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9일이다. 재무여력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주가 희석요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의 목적은 운영·투자자금 조달로 추정된다”며 “지난 수년간 자동차 업황 악화과정에서 멕시코공장 등 해외법인 투자증가 등으로 동사의 순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1조1700억원으로 증가하며 재무구조가 약화된 점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의 배경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현금유입으로 인해 재무여력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말 총 발행주식수는 6000만주인데 이번 유상증자로 약 25%의 주가희석요인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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