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직원들이 설 연휴를 반납하고 차세대전산시스템 개통 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19년 만에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것으로 79개 저축은행의 공용 전산시스템을 중앙회 차원에서 차세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을 개통하면 상품 개발에 들어가던 기간이 30일에서 7일로 대폭 준다. 기존보다 전용회선 속도를 80배가량 개선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인 저축은행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위한 새 신용평가시스템(CSS)도 탑재할 예정이어서 시스템 고도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고도화가 이뤄지면 고정이하여신비율,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각종 건전성 지표 관리가 시중은행 수준까지 오른다. 아울러 상품과 판매 경쟁력을 갖춰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시장 경쟁에서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게 중앙회의 설명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1999년부터 사용하던 기존 전산망의 처리 속도가 매우 느리고 금융사고의 위험도 있다”며 “개별 전산망을 구축하려면 150억원가량이 필요한데 이번 시스템에는 회원사 당 약 5억원의 비용으로 똑같은 효과를 거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고 산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상품 개발부터 대출심사 등을 자동으로 처리해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차세대 전산시스템 교체에는 이순우(사진) 저축은행중앙회장의 ‘현장 경영’이 큰 몫을 했다. 이 회장은 주말마다 전국의 저축은행을 방문했다. 양손에 감귤 상자를 들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회원사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결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서 문제점을 직접 수첩에 적고 월요일 출근 후 논의해 오류를 해결하는 방식이었다.
부장 이상 임직원들은 이 회장과 같은 방법으로 주말마다 회원사를 돌며 시스템 문제를 모았고 오류를 100% 발견해 해결했다. 이 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도 출근해 전산교체 작업을 직접 챙긴다. 새벽 시간에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이 회장과 직원들 모두 밤샘 근무를 한다.
중앙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직접 시스템 개통을 챙기는 데 모두 새벽 시간으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