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보다 3배 비싼 유아 놀이학원

장난감도서관 구미새마을중앙관의 놀이방에서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일부 영유아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유아 놀이학원의 연간 교습비가 대학 등록금보다 최대 3.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관할 유아대상 교습학원’ 현황에 따르면 일부 놀이학원 교습비가 연간 2300만원을 넘었다. 올해 기준 4년제 일반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668만원으로 일부 놀이학원은 이보다 3.4배나 비싼 것이다.

서울 서초구 소재 A학원은 원어민 교사의 놀이 언어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한 달 교습비로 171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급식비와 차량비 등 기타경비 24만원을 포함하면 연간 교습비는 2340만원이 달한다.

서초구의 B학원도 월 교습비로 114만8000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경비는 42만6000원으로 학부모들은 한 달 157만4000원을 부담한다. 잠실 소재 C학원은 월 교습비 93만원과 기타경비 64만원을 합쳐 총 157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교습비가 160만원인 강남구 청담동의 D학원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에 학원 명을 ‘미술학원’으로, 교습과목을 ‘아동미술’로 등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교육청에 등록하지 않은 교습과목인 영어·중국어·수학·과학·음악·발레까지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법(6조)에 따르면 학원 설립자는 교습과정 등을 교육감에게 사전 등록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등록말소 등 행정처분과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박경비 의원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고액의 사교육이 횡행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며 “학원들이 ‘놀이학원’라는 이름으로 등록 외의 교습과정을 운영하며 고액의 교습비를 징수하고 있는지 등을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놀이학원 원비 주요 사례(자료: 박경미 의원실, 서울시교육청). ※기타경비: 재료비, 급식비, 차량비, 피복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