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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계부채 문제는 언제부터 어떻게 불거졌으며, 갈수록 그 위험도가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IMF 위기 후 불거진 가계부채
가계부채 문제를 살펴보려면 20년 전인 IMF 외환위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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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금융기관 대출은 기업, 그 중에서도 제조업 대기업 중심이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은행의 대출자산 중 제조업의 비중은 지난 1995년 40.9%에서 1997년 37.1%로 내렸고, 2001년에는 24.6%까지 급락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비중은 거의 반대로 움직였다. 1995년 27.1%에서 2001년 44.1%로 급증했다.
LG경제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1998년 19조1000억원 감소했다가 1999년 25조1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0년에는 47조3000억원까지 증가 폭이 커졌다.
과거 특혜에 가까웠던 가계대출이 일상이 된 것은 금융기관이 가계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업대출은 대량의 부실채권을 발생시킬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외환위기 때가 금융권 트라우마의 정점이었다. 그 대신 가계대출은 규모가 작고 분산되다보니 부도 위험이 훨씬 작다.
가계의 대출 수요도 강했다. 외환위기 직후 1999년부터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탔다. 1999년 당시 경제성장률은 11.3%. 1980년대 중후반 ‘3저 호황’ 때에 버금갔다. 같은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무려 11.7%였다. 한은이 국내총생산(GDP)를 산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카드사의 가계대출이 폭증했던 때가 이 당시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였다.
하지만 그 즈음부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송태정 당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04년 낸 보고서에서 “가계의 부실은 소비자 파산을 늘리고 증가와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켜 경제·사회적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연체율이 상승하면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썼다.
신인석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2002년 KDI 연구위원이었을 당시 “아파트가격 급등이 가계대출을 추가적으로 증가시켜 향후 경기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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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소비보다 더 증가한 부채
문제가 본격화 한 건 그 이후부터다. 이데일리가 2004년 이후 한은과 통계청 등의 소득·소비·부채 통계를 분석해보니, 부채의 증가 속도가 월등하게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테면 2004년 가계신용 증가율(전년 대비)은 4.7%였지만, 가계소득과 민간소비 증가율은 각각 2.3%, 0.3%에 그쳤다. 이듬해에는 더 극명했다. 각각 9.8%, 1.2%, 4.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과 2009년에도 가계신용은 7~8% 증가했지만, 소득과 소비는 1% 안팎에 머물렀다.
특히 최근 2년(2015~2016년)은 부동산 활황 때문에 가계신용 증가율은 각각 10.9%, 11.6%에 달했다. 반면 가구소득 증가율은 0.9%, -0.4%에 그쳤고, 민간소비 역시 2.2%, 2.5%에 머물렀다. 경제가 성장하는 이상으로 부채가 늘어나다보니, 경제 전반, 특히 소비에 주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직장인이 빚 갚는 능력(소득과 자산) 이상으로 대출을 받으면 씀씀이를 줄이고, 더 심해지면 문제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는 각 정권이 가계부채 문제를 매번 논의했음에도 불거진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노무현정부 5년(200조7000억원 증가), 이명박정부 5년(298조4000억원 증가), 박근혜정부 4년(378조7000억원 증가) 모두 상황은 비슷했다. 가계부채가 문제라는 것은 잘 알았지만, 또 각 정권마다 부채에 의존해 성장을 하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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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억제대책은 안 된다”
최근에는 가계부채의 급증 와중에 질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날 공개된 가계신용 통계상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 폭으로 급증한 게 대표적이다. 2분기 중 예금은행 기타대출은 5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이 2006년 3분기부터 기타대출 항목을 따로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이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규제하자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담대에 비해 갚아야 할 이자가 높은 경우가 많다.
시선은 이제 문재인정부로 쏠린다. 문재인정부는 다음달 중 가계부채 증가를 제어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역대 정권들의 대책이 ‘어떻게 하면 덜 빌려줄까’에 맞춰졌지만, 공급 억제책만으로는 안 된다. 전방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새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이 처음 나왔을 때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제대로 포커싱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면서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는 것은) 소득과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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