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전임 박용만 회장 시절 ‘사람이 미래다’라는 경영 철학을 내세우며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등의 효과를 누렸지만, 지난 2015년말 두산인프라코어(042670)의 ‘신입직원 희망퇴직’ 논란과 작년 3월 두산모트롤의 ‘퇴사 유도 면벽 근무 지시’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특히 신입직원 희망퇴직 논란으로 그룹 전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은 작년 그룹 공채를 실시하지 못하고 계열사별로 필요 인원을 충원했다.
올해에도 그룹 공채 진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불거진 논란이 여전히 부담스럽고 새로운 인력 수요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034020)은 구조조정 이후 작년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새로운 인력을 대거 뽑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두산건설(011160)도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는데 주력했고,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 등 주요 사업부를 매각한 마당에 대규모 공채로 비춰지는 그룹 공채를 진행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새로 시작한 면세점 사업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가운데 사업 확장에 대한 필요성도 있어 채용 규모 결정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정원 회장 2년차를 맞아 그룹의 건재함을 보이고, 동시에 채용 확대를 요구하는 정부와 청년층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두산그룹 측은 “아직 공채 진행여부나 전체적인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 공채라는 작업 자체도 하나의 마케팅 기회인데 이를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됐던 만큼 다시 시작하기까지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연간 약 700~800명 가량의 채용을 진행해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올해도 예년 수준과 비슷한 정도의 인력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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