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2남 1녀 중 막내딸이라는 A씨가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아들과 딸을 노골적으로 차별하셨다. ‘딸은 키워봤자 남의 집 식구가 된다’는 말씀을 입버릇처럼 하셨다”며 “서운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아버지가 크게 아프셔서 병상에 계셨을 때 곁에서 가장 지극정성으로 돌본 사람은 삼 남매 중 바로 저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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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씨는 “봉투를 열어본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시세 100억 원에 달하는 반포 아파트는 장남인 큰 오빠에게, 남은 현금 전부를 작은 오빠에게 준다는 내용이었다”며 “막내딸인 제 몫으로 적혀 있던 건 경북 상주에 있는 도로부지 하나였다. 20년 전부터 시세가 2억 원 정도여 묶여 거의 오르지도 않은 땅이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기가 막힌 건 이 유언장의 작성시기다. 아버지는 5년 전부터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드시기 시작했는데 유언장 작성일이 바로 그 무렵이다”면서 “오빠들은 ‘어쨌든 아버지의 뜻이니 유언대로 나누자’며 얼른 재산을 정리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저는 그때 아버지가 정말 온전한 정신으로 유언장을 쓰신 게 맞는지 계속 의문이 든다. 아버지의 마지막 뜻이라 생각하고 억지로라도 받아들여야 하나. 아니면 법적으로 유언의 효력을 따져볼 수 있나”고 물었다.
사연을 들은 정은영 변호사는 “비밀증서유언은 민법 제1069조에서 규정하며, 유언자가 유언의 내용을 비밀로 한 채 봉인하여 일정한 방식으로 인증받는 유언방식”이라며 “유언자는 증서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후 이를 봉인하고, 봉서 표면에 유언서임을 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봉서를 2인 이상의 증인 앞에서 제출하여 자기의 유언서임을 진술하고, 유언서봉서에 기재된 날로부터 5일 이내 공증인 또는 법원에 제출하여 봉인 부분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유언이 형식위반 또는 의사무능력 등을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하려면 유언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는 형사소송이 아니라 확인소송의 성질을 가지며, 이해관계가 있느 상속인이 원고가 되기에 A씨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법원은 유언 당시를 기준으로 형식과 유언자의 의사능력을 엄격히 판단해서 해당 유언이 유효한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또한 정 변호사는 “대법원은 치매진단을 받았더라도 유언장 작성 당시 유언의 내용과 법률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이 있었다면 유언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어서 치매진단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유언이 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며 “A씨가 당시의 진료기록, 의사소견서, 주변인의 진술, 유언 당시에 찍어놓았던 영상 등으로 유언장을 작성하는 그 시점에서의 아버지의 인지능력이 저하되어 유언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만약 A씨가 소송에 이겨서 아버지의 유언장이 무효가 된다면 재산은 어떤 비율로 다시 나누게 될까.
정 변호사는 “유언이 무효가 되면 유언이 없었던 것과 동일하게 상속이 이뤄진다”며 “유언으로 특정 재산을 특정인에게 귀속시키려던 효력은 전부 소멸하고 결국 재산은 법적 상속분에 따라 상속이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 변호사는 “A씨는 현금보다 부동산이 많은 상황이고 누구 한 명이 반포아파트를 받으면 아파트를 가져가는 사람이 현금정산을 해줘야 할뿐더러 반포아파트의 상속세 자체가 30억 혹은 40억 원에 육박할 테니 이런 상속협의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다 팔고 현금 정산하는 등의 협의를 시도해보는 것이 그나마 합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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