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삼성도 영향권…선제적 대비해야”

최훈길 기자I 2023.02.06 18:21:29

백태영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 위원 간담회
6월 국제기준 확정, 2025년 韓 상장사 적용
해외 압박 커질 것, ESG 지표 미리 챙겨야
신외감법 완화 여부도 주목, 균형점 찾아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한국 대표로 선임된 백태영 위원(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의무공시에 대해 “선제적 대처를 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강조하고 나섰다.

백태영 위원은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확실한 것은 ESG 공시를 안 하고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압박이 선제적으로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백태영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위원(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 (사진=백태영 위원)


ISSB는 국제표준 ESG 공시기준을 제정하기 위해 2021년 11월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재단이 설립한 기구다. ISSB는 작년 3월 국제표준 ESG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했고, 오는 6월 말 최종안을 발표한다. 한국회계학회장 등을 역임한 회계 전문가인 백 위원은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ISSB 회의에 참석해 ESG 공시기준 제정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표준 ESG 공시기준이 마련되면 우리나라 기업에는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에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30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가 ESG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백 위원은 “삼성전자(005930)는 2023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의 지속가능 보고서를 2025년 7월 중순 반기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함께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적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ISSB가 검토 중인 ESG 공시기준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기후 관련 활동, 자본 배치 등 기업의 주요 산업지표가 담길 예정이다. 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300곳에 질문한 결과, 응답 기업 61.6%는 ‘올해 경제 상황이 어려워도 ESG 경영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 답했다. 다만 ‘ESG 의무공시 관련해 별다른 대응 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36.7%에 달했다.

백 위원은 6월 말 확정되는 국제표준 ESG 공시기준부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선 국제표준 ESG 공시기준의 초안 유지, 완화, 강화, 일부 축소·일부 강화 등 4가지 경우의 수가 모두 존재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가 많지만, 어떻게 결정될지는 올 상반기 ISSB 논의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백 위원은 2018년 11월 시행된 ‘개정 외부감사법(신외감법)’의 완화 여부도 주목했다. 한국회계학회는 오는 10일 상장사협의회, 공인회계사회, 회계법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경련회관에서 ‘회계 개혁제도 평가 및 개선 방안’ 심포지엄을 연다. 그는 “기업은 한국적 상황, 기업의 어려움을 반영해 (외부감사를) 완화를 해달라는 입장”이라며 “기업과 투자자, 회계 원칙과 기업 부담 간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 목표.(자료=백태영 ISSB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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