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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학생들, '인권장례식' 열고 성추행 의혹 교수·학교 규탄

이슬기 기자I 2018.06.07 14:55:27

동덕여대 학생 120여명 ''인권 장례식'' 열고 하일지 교수와 학교측 규탄
"동덕인의 인권은 죽었다…학교는 빠르고 공정한 해결 힘써주길"

7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임종주(63·필명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학교 측의 2차 가해를 규탄하며 ‘학생 인권 장례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황현규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황현규 기자] “학생 인권 무시하는 동덕여대 규탄한다! 학생인권 살려내라!”

동덕여대 학생들이 7일 제자 성희롱·성추행 의혹을 받는 임종주(63·필명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학교 측의 ‘2차 가해’를 규탄하며 ‘학생 인권 장례식’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를 낀 학생 12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영정사진 액자에 ‘동덕인 인권’ ‘한줌남은 여성인권’ 등의 문구를 끼워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인권 장례식’이라는 말에 걸맞게 하얀 리본을 머리에 꽂고 손에는 국화꽂을 들고 동덕여대 본관을 한 바퀴 돌았다. 행진 중간중간엔 “학생인권 어디갔냐 학생고소 웬 말이냐” 등의 구호도 외쳤다.

이소정 인문대 부학생회장은 행진 도중 “학교는 조속히 처리해야 할 사안임에도 3개월 동안 아무런 진행소식도 없고 가해교수로부터 고소당한 피해학생에 대해서도 어떤 협력도 해주지 않고 있다”며 “동덕여대는 동덕인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협조는 커녕 도움 요청조차 못하게 해 실망만 커져간다”고 비판했다.

이날 인권장례식에 참가한 사회복지학과 임모(20)씨는 “학교 측이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대하는 것 같아서 분노했다”며 “가해 교수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학생에 고소를 취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장례식에 참가했지만 이에 더해 동덕여대가 학생들의 인권을 책임지는 학교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근처에서 동덕여대 학생들이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는 H교수와 H교수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학교를 비판하며 ‘인권장레식’을 거행하고 있다.(사진=황현규 기자)
앞서 하씨는 지난 3월 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에서 안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에 관해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학생 A씨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논란이 일어 지난 3월 강단에서 물러나 학교 측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하씨는 지난 4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협박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동덕여대 H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서울 종암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은 상태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 측이 진상조사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피해자가 2차가해에 몰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인권장례식을 마친 뒤 하씨와 학교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박종화 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보호에 힘써야 할 학교는 가해 교수의 학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가해교수가 피해학생을 고소하는 일이 벌어지는 동안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학생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학교는 빠르고 공정한 해결에 힘 써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예창작과 회장 이정윤씨도 “학교는 가해 교수에 대한 성추행 폭로가 나왔음에도 조사를 중단했다”며 “피해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진상조사에 학생을 참여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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