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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정의 첫걸음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서 자연인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부터의 추억을 소박하게 글로 엮어냈다. 그 안에는 △가족 △이웃 △친구 △동료 등 그의 곁을 함께 한 이들과 삶을 바라보는 온화한 시선이 녹아 있다. 거창한 처세술이나 경영 비법, 성공 신화 대신 진솔하고 내밀한 지난날의 성찰과 고백으로 독자에게 부담 없이 다가간다.
많은 경영인이 회고록에서 인생사를 부풀리거나 성공 신화의 치적을 남기는 경우가 흔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저자는 책속에 개인으로서의 실수와 약점, 실패를 있는 그대로 나열하고 있다. 오직 겸손과 반성, 친절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저자의 소탈함이 책 전체에 깊게 깔려 있다.
책의 구절들 곳곳에 저자 소탈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19금 영화를 몰래 보았다가 실컷 매질을 당했던 사춘기 소년,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군대에 가기 싫어했던 청년, 음치라는 한계에 주눅 들었던 직장인의 민낯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툭 터놓았다. 그러면서도 가족과 동료, 친구와 이웃, 다양한 인연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웃음을 표현했다.
저자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처럼 마음의 평온을 잃는 인생의 마지막 시련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조그만 욕심도 솔직히 털어놓는다. 찌그러진 냄비에 남겨진 라면 국물이 아직 따스할 때 찬밥을 말아먹고 싶은 마무리 국면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너무나 평범하지만 깊은 깨달음이다.
쉬워 보이지만 누구나 얻을 수 있는 통찰은 아니다. 결국 우리의 생은 충만한 것이고 누구에게나 빛나는 순간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인생이 왜 아름다운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