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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수요가 높은 강남에서도 역전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4.89㎡는 지난달 12일 12억5000만원에 전세가 계약돼 직전(14억원) 대비 1억5000만원 떨어졌다.
전세 시세가 낮아지면서 기존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들의 관련 대출은 늘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올해 8월 말까지 취급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신규 취급액은 4조1000억원(신규 취급 건수는 1만7000건)이다.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연간 신규 취급액은 2022년 4조8000억원(2만3700건)에서 지난해 6조원(2만5900건)으로 늘었다.
전세 시세 하락은 가계대책 관리의 영향이란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은행권이 지난 7월부터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가산금리를 계속 상승시켜 이자부담이 커졌다. 1주택 이상 보유자의 대출은 사실상 막혔다. 이런 탓에 신규 전세 수요도 떨어져 시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자금 정책도 더 강화하는 추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의 보증한도를 주택공시가격 126%에서 112%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담보인정비율을 90%에서 8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공시가격 2억원인 주택의 경우 임대사업자는 현재 2억5200만원에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한도가 112%로 낮아지면 보증금은 2억2400만원으로 떨어진다. 2800만원가량 역전세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역전세 반환대출 연장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역전세 반환대출을 1년 한시적으로 도입한 뒤 5개월 연장했다. 역전세 반환대출은 전세가가 하락해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이 부족하거나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이 대상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연간 임대소득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도 1.5배에서 1배로 완화했다.
금융당국은 연장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자칫 가계부채 관리 측면에서 규제 완화 메시지를 시장에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금융당국은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