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분수령 '슈퍼 화요일', 트럼프 대관식 눈앞

양지윤 기자I 2024.03.04 17:09:58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매치' 확실시
트럼프, 슈퍼 화요일도 압승 예상
경선 첫 승리 헤일리, 5일 이후 사퇴 가능성
바이든, 전승 유력…후보 지명은 시간 문제
트럼프와 격차 좁혔지만…호황에도 지지율 개선 미흡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에서 최대 분수령이 될 ‘슈퍼 화요일’ 경선이 오는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치러진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리턴매치(재대결)’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선 현직 대통령이 여전히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 경선에서 유일하게 남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거취를 정할 경우 ‘트럼프의 대관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은 5일 앨라배마·아칸소·캘리포니아·콜로라도·메인·매사추세츠·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오클라호마·테네시·텍사스·유타·버몬트·버지니아주에서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개최한다. 알래스카주에선 공화당 프라이머리를, 사모아에선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를 각각 연다. 지난 1월 15일부터 우편투표로 진행된 아이오와주 민주당 코커스 결과도 이날 발표된다.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 3936명 중 36%인 1420명, 공화당 역시 전체 대의원 2429명 가운데 36%인 874명이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배정된다. 슈퍼 화요일에 승리한 후보가 사실상 대선후보로 굳어지고 나머지 후보들은 사퇴 갈림길에 선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의원의 과반인 ‘매직넘버’ 1215명을 확보해야 한다. 3일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보한 대의원수는 247명으로 헤일리(43명) 전 대사와 비교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8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슈퍼 화요일에도 완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2일이나 19일쯤 ‘대의원 과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3일 워싱턴 D.C. 경선에서 첫 승리를 거둔 헤일리 전 대사의 거취도 관심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헤일리가 화요일 경선 이후에도 캠페인을 계속할 계획이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면서 이후 계획을 따로 내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지지자들의 지원은 이미 중단됐다. 헤일리 캠프 선거자금의 핵심 공급원 역할을 했던 공화당 ‘큰 손’ 찰스 코크의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이 지난달 24일 헤일리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직후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소식통들은 헤일리 전 대사가 슈퍼 화요일 대패 이후 사퇴하지 않겠냐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의 전승이 유력하다. 3일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대의원 206명을 확보했다. 경선에 뛰어든 댄 필립스 하원의원과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은 각각 한 명의 대의원도 얻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후보 지명은 시간 문제인 셈이다.

문제는 안팎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WSJ이 지난달 21∼28일 미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포인트)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의 양자 대결 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바이든 대통령(45%)을 2%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포인트 앞섰으나 이번에는 격차가 줄었다. 다만 미국 경제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 중 지난 2년 동안 경제가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31%, 개인 재정이 개선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3%로 그쳐 박한 평가를 받았다. 당내 부정적 여론도 고민거리다. 최근 미시간주 민주당 경선에서는 ‘지지후보 없음’이 13%에 달해 바이든 재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WSJ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에 불만을 품은 아랍, 무슬림계 유권자들이 항의 투표 운동을 주도했고, 슈퍼 화요일에도 이런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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