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임박한 가자지구…이스라엘, 국경에 수십만 집결(종합)

박종화 기자I 2023.10.11 17:10:09

예비군만 36만명 소집…자국민에 대피령
전쟁 닷새째 사망자 2100명 넘어서
이스라엘 곳곳서 하마스 학살정황 발견돼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지상전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측 사망자가 2150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상전이 시작되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에선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시가지.(사진=AFP)


◇이 국방장관 “가자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에 사는 자국민에게 물과 식량 등을 가지고 안전한 장소로 피란하라고 통보했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간 국경지대엔 이미 전운이 돌고 있다. 50년 만에 최대 규모인 36만명에 이르는 예비군을 소집한 이스라엘은 이 가운데 30만명을 가자지구 인근에 배치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를 가르는 232번 고속도로 인근에도 전차 등 병력이 집결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가자지구로 향하는 연료와 식료품, 의약품 등은 차단한 상태다.

지상군이 투입되면 팔레스타인 측 피해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최근인 2014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됐을 땐 팔레스타인인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하마스에 맞서는 데 필요한) 모든 제한을 해제했다”며 “가자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안전통로를 마련하는 방안을 이스라엘·이집트와 논의 중이다.

◇이스라엘 융단폭격에 팔레스타인 이재민 18만명

11일로 전쟁이 닷새째를 맞으면서 이미 양쪽에서 21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각각 최소 1200명, 95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부상자도 7300명이 넘는다. 사상자는 대부분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았다.

특히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는 쑥대밭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슬람 지하드 테러조직이 사용하는 테러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했지만 민간인 주거지까지 공습 피해를 받았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민간 22만여채와 의료시설 10곳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에서 18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하마스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국제인도법은 분명하다. 공습을 하더라도 민간인과 민간 시설 보호에 주의해야 할 의무를 계속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스라엘이 공습 과정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소이탄의 일종인 백린탄은 한 번 불이 붙으면 유독성 가스를 내뿜으면 주변을 태워버린다. 인체 내부 장기까지 태울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이스라엘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몰아내면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학살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이었던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해 민간인 1000여명을 살해하고 150명 이상을 납치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도 적지 않다.

100명 이상이 살해당한 집단농장(키부츠) 크파르 아자에선 거리 곳곳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아기 시신만 40구가 넘게 발견됐는데 이들 중 일부는 참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파견된 이스라엘군 지휘관이 이타이 베루브 소장은 “이건 전쟁이 아니다. 학살이다”며 하마스를 규탄했다. 레임 키부츠에 음악축제 현장에서도 한자리에서 260명이 하마스에게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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