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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193.60원) 대비 8.80원 가량 오른 1202.4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50원 오른 1195.10원에 시작해 1~2원 안팎의 오름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오후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장중 1203.50원까지 뛰었다. 환율이 1200원으로 올라 마감한 것은 지난 7일(1200.70원)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장중 고점, 종가 기준으로 모두 2월 3일(1206.90원, 1206.4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후 1시반께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출회했고, 달러인덱스도 고점대비 좀 진정되는 추세 반영해서 상승 추세가 약화됐고 상단을 확인한 롱(달러 매수)심리가 소폭 진정됐다. 상단을 경직하던 물량이(당국 개입으로 추정) 점차 경직 정도를 약화했고 고점 레벨이라 판단한 네고가 출회되기도 했다”면서도 “다만 역외 롱심리는 꾸준히 이슈에 반응하며 역외에서 환율 상단을 점차 올리기 해 1202원 수준에서 마무리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을 출렁이게 만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점령 계획은 없다”면서도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동시다발로 발생하면서 사태는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수도 키예프를 포함해 하리코프, 오데사, 베르단스크 등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리는 등 동시다발적인 타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유엔(UN) 등에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다. 중국은 대화와 협의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끌어들여 전쟁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미국에 책임을 돌리는 등 신냉전 기류까지 흐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뉴욕시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린 직후 “러시아가 강행한 군사 작전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침공”이라면서 “동맹국과 함께 즉시 가혹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대응했다.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전이 현실화하면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하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증시는 아시아 증시의 급락세와 함께 3%대 추락했다. 코스피가 2.5%, 코스닥은 3% 넘게 하락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만 6900억원 내던지며 지수는 전일 대비 2.60% 가량 하락했다. 외국인이 지난 5거래일 간 순매도세를 이어갔는데, 1조5050억원 팔았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이 1550억원, 기관이 180억원 팔면서 전장 대비 3.32% 가량 내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나흘 간 연속 순매도 해 총 2635억원 팔았다.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미끌어 지며 새파랗게 질렸다. 일본 토픽스, 니케이 225지수는 각각 1.25%, 1.81% 떨어지는 중이다. 홍콩항셍지수는 3.08%, 대만 가권 지수와 중국 상해종합지수, 심천 종합지수 모두 2.55%, 1.83%, 2.59% 가량 각각 하락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50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