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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텐센트·넷이즈 등 게임업체 줄소집…“금전만 좇지말라” 엄포

방성훈 기자I 2021.09.09 19:25:36

민간기업 불구 사실상 수익 내지 말라는 경고
청소년 제한 규정 준수 압박·신규 판호 발급 중단 통보
추가 규제 우려 확산…홍콩증시서 기술주 폭락
최대 게임시장 中, 韓 게임업계도 타격 전망

텐센트 로고(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규제당국이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허용시간을 제한한데 이어, 텐센트, 넷이즈 등 대형 게임 업체들을 소집해 규정 준수를 압박했다. 또 당분간 신규 게임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없을 것이라고 일방 통보했다. 사실상 새로운 콘텐츠를 통한 수익 창출 길을 막아버린 셈으로, 잇단 민간기업 옥죄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9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선전부, 국가신문출판서 등 4개 기관은 전날 텐센트와 넷이즈 등 주요 게임업체, 게임 계정 거래 플랫폼, 게임 방송 플랫폼 등을 상대로 ‘웨탄’(예약면담)을 진행했다. 웨탄은 중국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업체 또는 기관 등을 불러 질타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일종의 ‘군기 잡기’다.

중국 규제당국은 이 자리에서 게임 업체들을 상대로 미성년자 게임 제한 규정을 철저히 준수토록 당부하는 한편, 당분간 신규 게임 판호 발급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임에도 “맹목적으로 금전을 좇지 말라”고까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규제당국은 지난달 30일 18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사용시간을 금요일 저녁, 주말과 공휴일에 하루 최대 1시간, 즉 일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했다.

선전부 등은 웨탄에서 “미성년자 온라인게임 시간제한을 철저히 (준수)하고 어떤 형식으로라도 미성년자에게 온라인 게임 대여·판매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아이디나 명의 등을 빌려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게임 업체들도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선전부 등은 또 “잘못된 가치관이 반영돼 있거나 음란하고 잔인한 내용은 엄금하며, 배금주의, ‘여성스러운 남자’(냥파오), BL(남자 동성애 소재) 등의 불량 문화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며 온라인 게임 콘텐츠에 대한 심의 강화도 촉구했다.

아울러 게임 내 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게임 중독을 유도하는 각종 게임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경고하며, 연예인을 모델로 세우는 경우를 포함해 게임 광고도 엄격 관리토록 지시했다.

이외에도 업계 내 부당 경쟁을 막고 과도한 집중이나 독점을 방지해야 한다며 “금전만 추구하거나 이용자 유입량만 좇는 잘못된 경향을 단호히 억제하라”고 명했다.

텐센트와 넷이즈는 앞으로 콘텐츠 심의 및 관리를 더욱 강화하는 등 당국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규제당국이 이번 웨탄에서 신규 온라인 게임 판호 발급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업체들에게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새로운 게임을 줄이는 것이 우선순위가 된 상황인 만큼 새 게임 허가도 당분간 중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게임 판호 발급이 언제 재개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고강도 규제는 한국의 게임 업체들의 해외 사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끼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대형 게임 업체들이 줄줄이 웨탄을 당했다는 소식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특히 ‘금전을 좇지 말라’는 사실상 수익을 내지 말라는 요구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향후 규제가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다.

핵심 기술주 동향을 반영하는 홍콩테크지수가 4.52% 급락했고, 홍콩 증시의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는 2.30%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넷이즈와 텐센트 주가가 각각 11.03%, 8.48% 폭락했고, 알리바바(-5.79%), 메이퇀(-4.75%),콰이서우(-6.90%)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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