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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최근 재택근무 중인 한 정보통신(IT)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개발자들이 컴퓨터 화면을 보고 업무를 하다 보니 재택근무로 인한 영향이 별로 없다”고도 했다.
광복절을 기점으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200~300명 이상 발생하면서 주요 IT·통신업체는 재택근무에 한창인 상태다. 하지만 앞서 한 차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경험이 있고 소통 방법도 기존 환경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한 편이라 업무 효율성 저하 문제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단순 채팅 빈번” 화상회의 빈도는 적은 편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NHN 등 주요 IT업체는 현재 재택근무 중 소통 플랫폼으로 모두 자체 툴을 활용 중이다. 기존 사내 활용 메신저 자체가 화상회의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업무에 활용하는 플랫폼의 변화도 없다고 한다.
업계 선두주자인 네이버는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를 통해 소통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웍스에 대해 “효과적인 재택근무를 위한 영상 통화와 화면 공유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웍스모바일 고객사만 10만을 돌파한 상태다. 네이버 측은 “갑작스러운 원격근무 상황에서 화상회의, 화면 공유 등 언택트 업무를 지원하는 기능과 기업용 보안 수준을 모두 갖춘 협업툴”이라고 라인웍스에 대해 자신감 있게 홍보 중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자사의 커뮤니케이션 툴인 ‘아지트’를 재택근무에 활용 중이다.
카카오톡은 그룹채팅방에서 최대 30명까지 동시에 영상과 채팅이 가능한 ‘라이브톡’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아지트 역시 팀, 프로젝트 등 기업 내 다양한 조직 간 협업에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일정 공유, 공동 편집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NHN은 자사의 협업 플랫폼인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TOAST Workplace Dooray!)를 재택근무에서 활용 중이다. 토스트는 메신저, 메일, 일정, 드라이브 등 업무 협업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갖춘 올인원 플랫폼으로 현재 약 2000여 기업이 사용 중이다.
반면 통신업계는 외부 플랫폼과 자체 메신저를 동시에 활용하면서 재택근무에 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00명까지 영상통화에 참여할 수 있는 자사의 ‘미더스’(MeetU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Teams) 등 디지털 워크 툴로 모든 회의와 업무 등을 비대면으로 소화하고 있다. KT는 오피스 커뮤니케이터(office communicator)와 ‘KT 화상회의 2.0’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 협업툴은 일반적인 재택근무 활용 플랫폼으로 연상하는 ‘줌’(ZOOM)과 마찬가지로 화상회의가 가능하지만 화상 기능 활용 비율은 낮다고 한다.
한 IT업체 관계자는 “재택근무 중에도 평소처럼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상회의는 여러 명이 특정시간을 정해서 동시에 모여야 한다”며 “아무래도 단순 채팅이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도 “사무실 오프라인 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있기는 한데 원래 회의 자체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한 번 했다”며 “1주일에 한 번 정도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재택근무에 대한 업무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 없어짐에 따라 여가 시간이 늘어난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한 IT업체에 근무하는 30대 과장급 직원은 “업무 시간 10분 전에만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 된다”며 “시국이 시국인 것도 있고 회사 특성상 고위 직급에서도 크게 불편해 하는 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의 30대 직원은 재택근무 필수 제품으로 스마트워치를 추천하면서 “잠시 컴퓨터 앞에서 자리를 비워도 메시지나 전화가 오면 바로 반응할 수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한편 IT·통신업계는 대부분 이달 말까지를 전면 재택근무 시점으로 정해놓은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당국의 거리 두기 단계 적용 방침에 따라 이번 주 후반쯤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