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는 2011년 '2+1' 형태의 특이한 도어를 지닌 해치백으로 첫 선을 보였다.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에선 독특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전혀(?) 사랑을 받지 못했다. 벨로스터는 2016년 635대, 지난해 연간 206대가 팔리면서 1억원대 포르쉐 스포츠카보다 판매대수가 적은 국산차의 오명을 쓰기도 했다. 오히려 한국보다는 미국과 호주에서는 그나마 꾸준히 팔린다.
상황은 지난 2월 2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급반전했다. 첫 달 109대를 기록한 이후 평균 300대 이상씩 팔리고 있다. 올해 1~10월까지 3388대가 팔리면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00%가 넘는 급성장을 기록했다. 고성능 N버전까지 가세하면서 마니아를 중심으로 판매를 넓히고 있다.
벨로스터의 판매량은 벨로스터 N이 출시되고 수직 상승했다. 벨로스터 N은 ‘펀 투 드라이브(Fun to Drive, 운전의 재미)’라는 고성능 라인업 N의 철학에 따라 지난해 유럽에서 i30 N에 이어 개발된 현대자동차의 두번째 고성능 모델이다.
8월부터 벨로스터 N이 본격 인도되면서 전체 판매량도 급상승했다. 7월 312대 팔렸던 것에 비해 8월에는 681대를 기록하며 2배 넘게 급증했다. 여기에는 387대의 벨로스터 N이 힘을 보탰다. 초반 대기 물량이 몰린 탓인지 벨로스터 N은 출시 초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3000만원대 초반 가격에 수동변속기를 단 스포츠카는 벨로스터 N이 유일하다”는 가성비 좋은 차라는 평가 속에 9월에도 벨로스터는 503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벨로스터 N은 362대에 달했다.
8월과 9월 판매량에는 특이점이 있다. 벨로스터의 기본 모델(벨로스터 1.4터보 2096만원)보다 1000만원 가까이 비싼 고성능 모델(벨로스터 N 시작가 2911만원)이 더 많이 팔린 것이다. 현대차는 당초 벨로스터 N이 마니아적인 성향이 짙고 수동변속기 모델만 있어 소수 물량만 국내에 배정하고 나머지는 수출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예상과 달리 확실한 주행성능과 상품성을 갖춘 벨로스터 N이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끌었다.
벨로스터 기본 모델의 가격표 수정도 필요해 보인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 2096만원부터다. 벨로스터를 선택하는 소비자 대부분이 사회 초년생임을 고려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 책정이 필요해 보인다. 탄탄한 기본기와 디자인을 앞세우고 옵션을 조금 덜어내 가격을 낮추면 '고성능에 입문하기 위한 첫 차'로 보다 많은 젊은층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