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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전쟁에 '더 나은 파트너' 찾는 亞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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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5.07.14 15:16:27

트럼프 관세 서한 받은 아시아 국가들
FTA 타결 등 무역 파트너 다변화 움직임
NYT, 韓 특사 파견·CPTPP 가입 가능성 주목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서한을 받은 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계속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른 국가와 교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관세 서한 받은 아시아, 다른 국가로 눈 돌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에 아시아 국가들이 더 나은 친구를 찾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호주와 독일에 특사를 파견해 무역 및 안보 문제를 논의했으며, 다른 국가에도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NYT는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한국이 가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NYT는 “이 대통령이 대선 유세 기간 예상보다 일본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한국은 CPTPP 가입을 거부해왔지만 미국과의 새로운 긴장 국면이 이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인용해 “한국과 일본은 자신들이 미국의 철통 같은 동맹이라고 믿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믿지 않는다”며 “일본은 CTTPP에 더 중요한 회원국을 확보하기를 원하고 있고, 이재명 정부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서한을 받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상호 관세율을 정해 통보 서한을 보낸 20여개국 가운데 상당수가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EU와 2016년부터 FTA 협상을 벌여왔으나 그동안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가 최근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초로 비 (非) 서방 신흥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에도 가입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걸프협력회의(GCC)-중국간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아세안 국가들과 중동 국가, 중국이 한데 모여 상호 무역 파트너십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9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한때 성장을 촉진하는 데 사용됐던 도구들이 이제는 압박, 고립, 그리고 억제에 사용되고 있다”며 “외부 압력에 맞서 싸우면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끼리 교역하고 서로에게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 합의’ 베트남·‘관세 휴전’ 중국도 무역 다변화 노력

미국과 관세 협상 중인 인도는 최근 브라질과의 교역량을 향후 5년간 70% 늘린 200억달러(약 27조 5300억원)로 확대하기로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8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브릭스의 주축인 두 나라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과 20%의 관세율에 합의한 베트남도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향후 16개국과 FT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합의로 단기적인 위기는 넘겼지만 예측 불가능한 미국의 관세 정책이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인식에서다.

미국과 일시적인 ‘관세 휴전’ 중인 중국도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발표 직후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 5월에는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정상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미국의 보호주의를 비판하고 무역 확대를 약속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아프리카 53개 수교국에 무관세를 발표했다. 중국은 오는 24일 베이징에서 EU와 정상회담을 열어 전기차 관세 등 그동안 빚었던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대화를 계속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대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급격히 늘렸다. 중국은 현재까지도 70% 이상의 대두를 브라질에서 수입한다. 그 결과 미국 대두 농가는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알렉산더 하인드 멜버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조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합쳐 단결하는 모습을 보일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현재의 격변이 계속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미국은 자신들이 구축한 시스템을 상당히 빠르게 해체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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