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2라운드, 내달 초 영국서 접전

지영의 기자I 2024.02.22 18:17:07

ICC 2차 중재 집중심리 3월 첫주로 확정
핵심 안건은 ‘교보생명 주식 가치 평가자 지정’
정식 가치평가 거부해온 신창재 회장
2차 중재 향방에 촉각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니티컨소시엄(FI) 간의 풋옵션 분쟁 2차 국제중재 집중심리기일(히어링)이 내달 초로 잡혔다. 2차 중재에서 다뤄질 핵심 논의 안건은 교보생명의 1주당 적정시장가격(FMV) 산정을 위한 평가기관 선임 문제가 될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집중심리 일정이 내달 4일부터 영국에서 진행된다. 이번 2차 중재 집중심리 일정은 약 일주일 이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선 1차 중재 결과 ICC 중재판정부는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의 풋옵션 권리가 유효하다고 인정했다. 신 회장이 풋옵션 행사할 권리를 보장하는 주주간 계약을 위반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ICC 중재비용 등도 신 회장이 부담하도록 했다. 다만 신 회장이 어피니티 측이 제시한 교보생명 1주당 가격(40만9912원)에 매입할 의무는 없다고 결론을 냈다.

내달 열릴 2차 중재에서는 1차에서 한 번 결론을 낸 쟁점들은 다시 다뤄지지 않는다. 2차 중재 집중심리 핵심 안건은 어피니티 컨소시엄측의 풋옵션 행사에 적용할 교보생명 주식 가치 평가 기관 선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중재를 통해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행사권이 인정된 만큼, 풋옵션 행사 가액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어피니티 측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산출한 기존 FMV 외에 제 3자 평가법인을 다시 골라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방향의 가치평가를 진행하는 방향을 두고 의견이 오갈 것이란 평가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이미 투자자들의 풋옵션 권리가 인정됐기 때문에 가치평가를 어디에 맡겨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신 회장이 사실상 풋옵션 행사를 막기 위해 가치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버텨왔지만 주식가치 산정 진행은 불가피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사진=교보생명)
국제중재 특성상 일정을 포함해 심리 진행 관련 양측의 주장 내용 등 모든 내용은 기밀로 분류된다. 집중심리 기일 종료 후에도 결과는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통상적인 국제중재 절차가 양측의 서면 공방과 문서교환 절차 등을 거쳐 집중심리를 통해 마무리되는 만큼, 이번 심리 진행 결과에 따라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집중심리 종결 이후 추가 서면 공방 등을 거치면 이르면 연내에 2차 중재 결론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내달 집중심리가 진행되는 것은 맞으나 결론이 언제 날지는 알 수 없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의 시초는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한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과 풋옵션 권리가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안에는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어피너티가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한 교보생명 주식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해 신 회장에게 되팔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계약상 명시한 기한 내에 교보생명의 IPO가 진행되지 않았고, 어피너티 측은 지난 2018년 10월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산출한 FMV를 근거로 풋옵션 행사를 시도했다. 신 회장은 산정된 가액이 과하게 높다며 풋옵션 행사를 거부했고, 어피니티 측은 지난 2019년 3월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0년 어피니티와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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