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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중동 충격, 성장보다 물가 영향 커…소득發 수요압력도 커질 것”(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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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9.10 12: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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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 돌파…“기존 중동 시나리오 변경 일러”
근원물가 높은 수준 지속…소득 증가 소비·자산시장으로
두 차례 금리인상, 물가 하방압력…10월 결정도 지표 확인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중동발 충격이 국내 성장보다 물가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1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최근 중동 긴장과 관련해 “중동 전쟁 리스크가 다시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이나 물가 두 부분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현재 여러 성장 여건 등을 보면 성장에 미치는 영향보다 물가 쪽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9일(현지시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등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한은은 최근 유가 급등만으로 기존 중동 사태 관련 시나리오를 변경하기에는 이르다고 봤다. 박 부총재보는 “유가가 단기간에 100달러를 넘었지만 현 상황에서 시나리오가 달라졌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최근 이틀간의 흐름만으로 기존 전망을 수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중동발 비용 측 물가 압력과 함께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부총재보는 명목소득이 늘어나면 소비와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다며, 소비 확대는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여유자금의 자산시장 유입은 금융불균형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명목성장률이 22%에 달하면서 실질성장률과의 괴리가 크게 확대된 점에 주목했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일반적으로 명목성장률이나 실질 국내총소득(GDI)과 실질성장률은 크게 괴리가 없는데 지금은 상반기 명목성장률이 거의 22%에 달하기 때문에 괴리가 상당히 커졌다”며 늘어난 소득이 시차를 두고 내수와 자산시장으로 파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부총재보도 최근 명목소득 증가에 대해 “70년대 고도성장기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도성장기에나 나올 법한 숫자들이 나오고 있다”며 소비와 자산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통화정책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가 일부 기업과 지역에만 머물 가능성은 낮게 봤다. 관련 기업과 지역에서 먼저 효과가 나타난 뒤 세수 증가 등을 거쳐 시차를 두고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오른 데는 지난해 통신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지만, 그간 누적된 유가 충격이 물가에 반영되는 가운데 수요 측 압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근원물가 상승률을 중심으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박 부총재보는 연속 금리 인상의 효과가 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분명히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의 효과가 실제 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반대로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부총재보는 금리 인상의 물가 억제 효과와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압력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크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어느 쪽이 더 클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10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도 향후 물가 등 지표를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부총재보는 “10월 회의가 하순에 잡혀 있고 그 사이 9월 물가 지표도 나오게 된다”며 “회의 직전까지 입수되는 데이터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서 결정하는 라이브 미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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