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9시 30분 영업시간에 맞춰 찾은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한강 작가의 책 ‘흰’을 찾던 대학생 김민욱(22)씨가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어제 한국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서점에 왔다”며 “노벨상은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들이나 받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문학상을 받았기에 궁금해서 읽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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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교보문고에는 한강 작가 책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했지만 그중 유독 2030 세대가 눈에 띄었다. 문학 코너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보통 문학상 수상자가 나오면 중장년층이 많이 찾아오는데 이번엔 유독 젊은 층이 많이 오는 것 같다”며 “오늘 이 작가 책 때문에 영업 전부터 오는 사람들도 꽤 있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정오가 되자 인근 직장인들의 방문으로 서점은 더욱 북적였고, 동난 재고에 직원들은 예약을 받았다. 오후 1시25분쯤, 예약된 도서를 제외하고 남은 소설 ‘소년이 온다’ 90권이 매대에 깔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 50여 명은 일제히 사진을 찍고 줄을 섰다. 매대에 놓인 지 2분 만에 책 60권 가량이 판매됐다. 식사도 거르고 1시간을 기다렸다 구매에 성공한 직장인 신단비(35)씨는 “온라인으로 구매는 해놨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읽으려고 찾아왔다”며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니 전자책보다는 소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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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연령대에서 20대의 종합독서율은 74.5%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은 연령대는 30대로, 68%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인들과 독서모임을 꾸린 직장인 이모(24)씨도 “책을 읽고 인증하는 문화를 접하면서 올해 5월부터 모임을 꾸려 매달 한 번씩 모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러한 젊은 세대의 독서 열풍이 불황을 겪는 데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책 분야마다 다르지만 20대 30대 여성분들이 최근 (우리 책을) 많이 찾는 건 사실이다”며 “출판계에서는 매년 최악의 불황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독자가 책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서점업계 관계자도 “최근 젊은 층 방문이 많다”며 “거기에 한강 작가 책을 찾는 사람들이 확 늘며 숨통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