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이날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21년 SK그룹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박 부회장은 SK그룹이 지난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그룹 ICT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반도체와 ICT 업계 전반에 걸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이후 2019년 3월부터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박정호 부회장은 융복합화가 심화되는 ICT 산업에서 반도체와 통신을 아우르는 ‘SK ICT 패밀리 리더십’을 발휘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빅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SK텔레콤과 글로벌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SK하이닉스를 하나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올 한해 SK하이닉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빅딜을 했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다. 당시 이석희 사장은 “인텔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접목해 SSD(솔리드스테이트디바이스)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 사업에서 D램 못지않은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M&A를 단행한 데에는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가지고 반도체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아 계속해서 공격경영을 펼쳐왔다. 인텔 인수 이전에 지난 2017년에도 낸드 세계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에 4조원대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각 회사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안정화하고 내부역량 강화와 미래 준비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