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한국당, 평화·정의당 낀 회동 불참…"5당 협상 틀 깨기 전략"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유태환 기자I 2019.06.10 17:45:18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황교안 지난달 이어 유일하게 초월회 불참
나경원도 앞서 文의장 주재 5당 회동 거부
여권 "수권정당 면모 보일 기회인 데 야박"
다만 "5당 기준 자체 모호, 자의적" 지적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무슨 일로 못 온다고 하셨나. 지난번에도 안 오셨죠?”(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정이 있어서 참석을 못한다고 한다.”(문희상 국회의장)

10일 열린 국회의장·5당 대표 정례 오찬 간담회 초월회에서 오간 말들이다.

한국당이 여야 4당이 추진한 공직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이후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있는 각종 5당 회동에 불참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비(非)원내교섭단체인 정의당을 포함해 만든 5당 협의체 틀 자체를 깨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말이 나온다.

당초 정당 간 협의는 의석수 20석 이상의 교섭단체 논의가 관례였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당선 직후 5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회동을 시작한 이래 “5당 협의체가 정착된 협상 틀”이라는 게 여권 주장이다. 당시에는 정의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모두 교섭단체 지위를 갖고 있었다.

“‘4대 1이 여론이다’ 조작 당위성 준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 초월회에도 참석 대상자 중 유일하게 불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다른 일정과 국회 파행사태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5당 대표 회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의 연장 선상이냐’는 질의에는 “같지는 않다”면서도 “국회정상화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동일 선상 해석에 일단 선을 그었지만 청와대 5당 대표 회동을 거부하고 교섭단체 3당 대표 회동을 역제안한 것과 초월회 불참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지난달 문희상 의장이 추진한 5당 원내대표 회동을 거부한 바 있고, 여권이 제안한 제2차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도 교섭단체만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범여권 성향의 평화당과 정의당을 끼워 넣을 경우 수적인 면에서 자신들이 밀리는 논의구도가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황 대표는 5당 회동에 대해 “각자 자기 말 다 하고 나서 나중엔 ‘4대 1이다. 이게 여론이다’ 여론 조작을 하면서 당위성만 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靑 “5당이 딱 명제…3당 협의체는 없다”

한국당 내에서는 전임 지도부가 비교섭단체가 포함된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한 것 등에 대해 “민주당과 청와대 버릇을 잘못 들여놨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5당 회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의장까지 포함해 5대 1이 될 수도 있는 구도”라며 “민주당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데 우리가 참여할 이유가 없다. 문 의장 주재 회동에 불참하는 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여당 편만 든 점도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교섭단체 협의에 대해 비교섭단체인 평화당과 정의당은 당연히 반발한다. 청와대 역시 3당 대표 회동을 최종 거부했고, 강기정 정무수석비서관도 “여야정협의체는 5당이 딱 명제다. 3당 협의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는 황교안 대표의 초월회 불참을 강력 비판했지만,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난달 “한국당이 안 오면 5당 회동에 안가겠다”고 문 의장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최근 한국당의 교섭단체 중심 논의 주장은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에 몸담았던 이런 오 원내대표 성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으로서는 국회법이 명시하고 있는 교섭단체 간 의사일정 협의 등을 위해서는 한국당의 주장을 마냥 거부하기만은 어렵다. 다만 평화당과 정의당·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친 의석수가 원내 과반인 만큼 각종 임명동의안이나 법안 통과를 위해 비교섭단체 손을 뿌리칠 수도 없다.

“소수당 협조도 얻어야…어른스럽지 못해”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당의 5당 협의 틀 무력화와 교섭단체 중심의 협상 구도 복원은 잠시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여권이 지속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주요 의사결정은 교섭단체 중심으로 될 수밖에 없지만 작은 정당도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평화당과 정의당을 논의에서 빠지라고 하는 건 너무 야박하다. 대범하게 소수당 협조도 얻는 책임 있는 야당이자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일 기회인데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도 “일정 부분 제1야당으로 존재감을 부각하는 실효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 외교·안보·경제가 얼마나 어려운데 5당이냐 3당이냐 이걸로 회동에 불참하는 야당에게 국민들이 표를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여권이 고집하는 5당 자체가 애초에 기준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5당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며 “교섭단체들끼리 만나는 게 아니면 국회에서 의석을 가진 민중당과 대한애국당도 포함해야 기준이 명확하다. 10석 이상, 5석 이상 이런 기준은 자의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