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다시 파격행보..대북특사단 도착 당일 만찬

김영환 기자I 2018.03.05 18:58:30

''백두혈통'' 김여정 보냈던 김정은, 대북특사단 도착 당일에 접견
남북 교류에 대한 굳건한 의지 내비쳐..속도전 택한 듯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서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영접을 받고 방북일정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영철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창선 전 국방위 서기실장.(사진=청와대)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일 평양에 도착한 우리 측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과 만났다. 대북 특사단이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만나는 파격적인 행보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접견을 미루다 일정 마지막 날 만났곤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양측간 협의를 한 결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접견과 만찬을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진행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6일에야 대북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 접견할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그간의 전례에서 대북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할 수 있는 시점은 1박2일의 일정이 마무리되는 6일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지난 2007년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2차 남북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방북했을 때나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3박4일의 일정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은 마지막 날 면담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을 축하할 북측 고위급 대표단에 이른바 ‘백두혈통’인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내려보냈던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파격적으로 남측 대북 특사단을 환대했다. 그만큼 강력한 남북 교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미 김영남 최고위원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고위급 인사가 두 차례 방남하며 우리 측 의사를 확실하게 파악한 만큼, 탐색전 대신 속도전으로 대화를 시도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포함된 북측 고위급 대표단에 대해 극진하게 환대를 한 점도 우리 측 대북 특사단에 대해 발 빠른 환대를 결정한 배경으로도 여겨진다. 이번 대북 특사단이 당시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답방 차원에서 이뤄진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남북 교류에 대해 속도전을 선택하면서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주력해온 한반도 문제가 빠르게 풀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국제 사회에서 베를린 구상 등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핵개발에 매진하던 김 위원장이 이에 호응해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특사단 방북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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