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본입찰 D-7‥호반의 행보 주목
11일 투자은행(IB)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오는 19일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에 앞서 내부적으로 최저 매각 예정가격을 정해둘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대우건설 몸값의 마지노선을 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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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호반과 중국계인 엘리언, 사모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3곳이 대우건설을 놓고 경합 중으로 전해진 상태다.
중국 기업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신뢰가 깎인데다 사드 사태 이후 정치적 리스크나 국부유출 논란을 포함해 국책은행으로써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편이다.
국내 중견건설사인 호반이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면 이런 부담은 덜 수 있다. 실제 호반도 인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호반이 업계 3위인 대우건설을 품으면 바로 업계 3위, 전국구 건설사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또 주택건설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호반이 대우의 브랜드를 등에 업는다면 강남권 재건축을 포함해 아파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현실적 셈법도 가능하다.
◇호반이 괜찮은데…관건은 가격
관건은 가격이다. 산은으로서는 사실상 3조원 넘는 혈세가 투입된 대우건설을 무턱대고 싼 가격에 넘길 수도 없다. 당장 헐값매각 시비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이 매각예정가를 정하는 것도 대우건설 매각의 마지노선을 결정해 적정한 가격이 아니면 팔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호반은 가격에 대한 보수적 태도로 이름이 높다. 호반은 그동안 금호산업, 동부건설, 한국종합기술이나 SK증권를 포함한 M&A에 이름을 올렸다가 비싸다며 발을 뺐던 전력이 있다.
특히 바닥부터 시작해 호반그룹을 일군 김상열 회장은 M&A를 통해 그룹을 확장하려는 의지는 강하지만 적정가격 이상의 매물은 미련 없이 눈을 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덩치나 해외 사업의 위험을 고려하면 ‘승자의 저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호반은 예비입찰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인수가격으로 1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산은 희망 가격은 2조원 안팎이 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호반이 본입찰에서 가격을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호반의 M&A 스타일은 리솜리조트 인수 속에 잘 드러나 있다. 가격이 싸면서도 나중에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이 주로 M&A 대상이다. 비싼 가격을 감내하고 지르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호반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대우건설 같은 기업이 없는 만큼 생각보다 높은 금액을 써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김상열 회장은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M&A를 적극 추진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