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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문턱 낮아진다..내년 역대 최대규모 채용(종합)

최훈길 기자I 2015.12.30 16:59:44

국가직 5·7·9급 5370명 공채, 1989년 이후 27년만에 최다
혁신처 "인력수요 줄었지만 청년실업 해소 위해 채용 늘려"
수험생 반색 "희소식", 학원가 "수험생 유치전쟁"
취업담당자 “대기업도 채용 확대 전망..중소기업 영향 미미”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내년에 국가직 공무원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채용한다. 9급 공무원 채용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다. 청년실업 해소에 정부부터 솔선수범하자는 정책적 판단의 결과다.

인사혁신처(혁신처)는 내년도 국가공무원 5·7·9급 및 외교관 후보자 공개채용 선발 인원을 5370명으로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채용 규모(1월 공고 기준)는 1989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많다. 연중 추가모집, 경력채용까지 포함하면 최종 채용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지방직 공채 규모는 행정자치부가 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 공무원 27년만에 최대규모 선발

국가직 5급은 380명(외교관 후보자 36명 포함), 7급은 870명, 9급은 4120명을 선발한다. 올해 국가직 채용규모보다 560명 증가한 규모로 9급·7급 채용이 각각 420명, 140명 늘어난다. 9급 중에서는 검찰직 채용이 155명 늘어 가장 많이 증가한다. 7급에서는 세무직 채용이 전년보다 122명 증가해 가장 많이 늘어난다.

내년에는 혁신처가 최근 신설한 인사조직·정보보호 직류 34명을 처음으로 뽑는다. 7·9급 장애인, 저소득층(9급) 구분모집 선발인원도 확대한다. 장애인 모집은 올해보다 16명 늘어 274명, 저소득층 모집은 13명 늘어 113명을 채용한다. 이들 모집전형 모두 법정 의무고용비율을 초과한 규모다.

정부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채용에 나선 것은 청년실업난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다. 채용규모를 최종 확정하는데 이 같은 청와대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청년 공시생만 22만명(5월 기준)에 달한다. 취업 중인 상태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30만명선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 혁신처 인재정책과장은 “내년도 중앙부처별 인력수요는 올해보다 줄었지만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먼저 채용을 늘리는 것”이라며 “부처별 결원·수요, 정부 인건비 예산을 고려한 것으로 당장 인건비가 무리하게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규 인력이 부처에 배정되는 시기는 2016년(9급), 2017년(7급), 2018년(5급)이다.

◇ 공시족은 ‘환영’ …채용시장 훈풍은 미지수

정부의 이 같은 채용확대에 일단 수험생, 학원가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노량진에서 7·9급 대상 행정학을 가르치는 김모 강사는 “채용 확대로 2~3년 넘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온 ‘장수생’들이 많이 구제될 것 같아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이라며 “공부를 시작하는 수험생도 늘게 돼 학원들의 홍보전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채용시장에 훈풍이 불지는 미지수다. 취업포탈 잡코리아 따르면 국내 372개 대기업·중소기업 인사담당자 중 절반 이상(196개사, 52.7%)이 ‘2016년에 올해보다 정규직을 적게 채용할 것 같다’고 답했다. 변지성 잡코리아 홍보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 쪽에서는 사업, 신규채용을 늘리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공무원 채용 정책이 교육생·인턴채용 확대 등으로 대기업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겠지만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까지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제상 한국인사행정학회장(경희대 행정학과 교수)은 “총선을 고려한 측면도 있겠지만 정부가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신규채용 확대는 바람직한 인사 방향”이라며 “다만 선발 이후 제기되는 ‘철밥통’ 문제는 성과관리를 강화해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인사혁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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