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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장자가"..신격호 집무실 쟁취 형제 간 막장드라마(종합)

민재용 기자I 2015.10.16 20:05:31

신동주, 34층 접수하려다 롯데측 버텨 실패
신격호 "그룹 경영은 장자가 해야" 선언
롯데 측 "신격호 회장 발언 맥락 살펴야" 폄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反롯데 정서 재비등 조짐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차지하기 위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볼썽 사나운 싸움이 일단 신동빈 측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신 전 부회장 측이 34층 관리권을 요구했으나 신동빈 측은 그럴 이유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기자단을 만나 “그룹 경영은 장남이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현재 그룹을 경영하는 신동빈 회장의 입장을 난처하게 했다.

롯데그룹 측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자 경영 발언은 앞뒤 전후 맥락을 살펴본 후 진실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발언의 의미를 폄하했다.

◇신동주 통보서 들고 34층 진격..롯데 “통보서 따를 이유 없다”

16일 오후 4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개인 회사인 SDJ코퍼레이션 측 인사 3명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34층으로 향했다. 손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요구 사항이 담긴 통보서가 들려 있었다.

이 통보서는 34층 관리를 장남 신동주에게 넘길 것. 자신을 감시하기 위한 CCTV를 제거할 것 등의 6개 요구 사항이 담겨 있었다.

SDJ측 인사들은 34층으로 올라간 뒤 신 총괄회장의 비서진들에게 엘리베이터 키를 달라고 요구했다. 신동빈 측 사람들이 신동주 측 인사들의 34층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신격호 비서진은 통보서를 따를 이유가 없다며 이 제안을 거절했다.

정혜원 SDJ 코퍼레이션 상무는 “34층을 우리가 관리하겠다는 요구에 롯데 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통보서에서 예고한 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신격호 기자단 접견..“그룹 경영은 장자가 해야”

34층을 차지가히 위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간 후 신 전 부회장은 삼촌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들어가 30여분간 일본어로 회의를 했다.

회의 후 신 총괄회장은 기자단의 접견을 허락하고 현재 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의견을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자리에서 “한국 풍습도 그렇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장남이 후계자인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라며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 맞다고 선언했다.

또 건강이 어떠냐는 질문에도 “아주 좋다”며 ”내가 경영을 10년 20년 할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단박에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 총괄회장의 뜻이 장자에게 있는 게 확인됐다며 34층 관리권을 재접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롯데 “신격호 발언 전후맥락 살펴야”..反롯데 정서 다시 확산

신격호 총괄회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롯데그룹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주 측을 비난했다.

소진세 롯데 대외협력단장은 “롯데는 고령의 총괄회장님의 신변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제3자의 출입을 통제했을 뿐 가족들의 방문을 막은 적이 없다”며 “오히려 신 전 부회장측이 가족 이외의 제3자를 대동하고 출입하면서 인터뷰와 회장님 명의의 문서를 만들고, 고령의 회장님을 이용해 분
쟁과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 총괄회장의 ‘장자 경영’발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신 총괄회장님의 오늘 발언은 전후 맥락을 파악해 진위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며 “롯데가 현재 추진중인 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의 노력에 대해 총괄회장께 충분히 설명하고 그 말의 진위 여부를 다시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롯데그룹은 “오늘 기자단을 5분여간 접견한 것으로 건강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일단락 될 거 같았던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되자 롯데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다시 차가워지고 있다.

이날 신동주와 신동빈 두 형제가 34층 관리권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시민들은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회사원 김모씨는 “싸움도 한두번이지 이제 언론에 나오는 롯데그룹 형제 간 분쟁 뉴스는 보고 싶지 않다”며 “고령의 아버지를 두고 두 형제가 싸움을 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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