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는 신간 ‘아빠의 전쟁’에서 “지금이라도 다시 재수사가 시작되고 다시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은희의 한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있을 또 다른 은희, 또 다른 나와 같은 아빠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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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1998년 10월 16일에 발생했다. 딸 정은희 씨는 이날 학교 축제에 갔다가 이튿날 구마고속도로(현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은희 씨가 23t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서 고인의 속옷이 발견됐지만,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라고 결론지었다.
경찰의 결론에 대해 아빠 정씨는 항의하고 나섰다. ▲차가 급정거하면 반드시 스키드마크(Skid mark·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남는 바퀴 자국)가 남아야 하는데 현장엔 전혀 그런 흔적이 없었다는 점 ▲덤프트럭에 부딪혀 사망했는데도 내부 장기 파열이 없었다는 점 ▲애초 발견된 시신에 속옷이 없었고 추후 사고 현장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교통사고가 아닌 강간 살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범인의 DNA가 담긴 속옷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훼손됐다는 점도 결정적 증거로 지적했다.
정씨는 “나중에 경찰이 국과수에 넘긴 은희의 속옷이 불에 탄 것처럼 검게 훼손되어 있었다”며 “내가 처음 찾아낸 속옷의 상태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에 대해 항의했지만, 경찰은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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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죽음 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진척이 없자 정씨는 2017년 6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족에게 5500만원을, 2심에선 위자료를 상향해 7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서울고법 민사15부는 “경찰이 단순 교통사고로 성급히 판단해 현장 조사와 증거 수집을 하지 않고 증거물 감정을 지연해 극히 부실하게 초동수사를 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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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씨의 승소에도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고, 유족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제3의 범인이 있다고 추정하면서 “교통사고가 있기 전에 이미 은희는 사망했고, 그 사망을 은폐하기 위해 교통사고로 위장, 조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을 내는 이유는 피해자와 유족들이 가지고 있는 그 숱한 의혹을 국가가 해소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며 “국가의 공권력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따라서 국민이 어떠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 최선을 다해 그것을 풀어주고 이해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