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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서기, 자담빈 엔크바야르 몽골 NSC 서기와 만나 “중국은 동북아 및 전 세계에서 러시아·몽골과 협력을 심화해 연내 번영과 안정을 촉진하고 지역 발전 성과를 함께 나눌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몽골·러시아를 “우호적인 이웃 국가”로 부르며 “3국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3국이 국제·역내 문제에 유사한 관점을 공유하고 있으며 외부 간섭에 저항하고 색깔혁명(옛 공산권 지역에서 서방이 주도하거나 돕는 민주화운동)을 막고 다자주의를 고수하며 정의롭고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서방들의 간섭에 맞서 중국·몽골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18일부터 나흘간의 방러 일정을 시작한 왕 부장은 줄곧 중·러 간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첫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선 “중국과 러시아는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의 협력은 다른 국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는 왕 부장 방러에 맞서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찾는다면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중 이후 7개월 만에 중·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왕 부장이 러시아에 들고간 핵심 역할도 정상회담 의제 사전 조율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이날 푸틴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국제사회는 중·러 간 유착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거나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해주는 방식으로 대러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북한의 대러 무기 수출을 묵인하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같은 우려들은 북·러 간 군사 협력을 과시한 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