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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발목에 절름발이 된 통합감독법…내년부터 '전이위험'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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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기자I 2019.06.11 14:45:00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그룹통함감독 모범규준을 개정, 내달부터 시범운영 연장에 들어간다. 통합감독법이 국회에 발목이 잡히면서 행정지도 성격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지난 1년간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당국은 보다 체계적인 그룹별 자본비율 산정·관리를 위해 자본적정성 기준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 금융그룹 내 특정 계열사의 부실이 금융 부문 계열사로 옮는 전이위험에 대한 평가와 위험관리실태 평가를 통해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다만 ‘삼성만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논란을 일으킨 ‘집중위험(비금융 계열사 출자, 필요자본 가산항목)’은 국회 논의가 마루리될 때까지 평가·감독에 반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금융그룹통합감독 시행 1년 빈수레…잠재적 리스크 ‘여전’

11일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금융그룹감독제도’ 모범규준 제정 및 시범적용 1년을 맞아 열린 ‘금융그룹 CEO·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금융그룹감독 법제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까지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달 1일 모범규준 적용시한이 만료되는 만큼 이달 중 모범규준을 개정해 시범운영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그룹감독은 여수신·보험·금융투자 중 2개 이상 권역을 영위하는 금융그룹 중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그룹을 감독하는 제도다. 현재 2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의 모범규준으로 우선 시행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이 기준에 따라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롯데 등 7개 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강제성이 없다보니 기업들의 긴장도가 떨어지고 제대로된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금융위가 주요 금융그룹에 대한 점검 결과 △금융계열사의 우회·교차출자를 통한 중복·과다자본 △비금융계열사와의 과도한 내부거래 △금융계열사 공동투자 등에 따른 집중위험 △금융계열사 출자지분을 담보로 한 자금차입 등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 여전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따른 시범 시행이다보니 금융그룹 등이 추가 자본확충을 한다거나 계열사 지분 정리 등을 시행한 사례가 없다”며 “리스크에 대한 관리 감독을 위해 조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본적정성 기준 구체화…“자본비율 추가 하락할수도”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부터 금융그룹 전이위험 평가를 시작할 계획이다. 즉 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을 더 자세히 살펴본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전이위험을 상호연계성·이해상충 가능성·위험관리체계 등 3대 부문, 7개 평가 항목으로 나눠 내년 상반기부터 1년에 한 번씩 평가할 예정이다.

평가 결과, 등급을 토대로 위험노출액에 비례해 필요자본에 가산하고, 매 분기 자본 적정성 비율을 산정할 때 같은 등급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 평가 항목·지표를 보완하고 필요자본 가산 산정 방식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그룹의 위험관리 실태평가를 시행한다. 은행 지주 경영실태평가와 비슷하게 매년 2∼3개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는 위험관리체계(30%)·자본 적정성(20%)·위험집중 및 내부거래(20%)·소유 구조 및 이해 상충(30%) 등 4개 부문, 11개 항목으로 진행된다. 항목별 등급을 가중평균해 종합등급(5등급 15단계)을 매긴다. 당국은 종합등급이 4등급 이하인 금융그룹에는 경영 개선 계획을 제출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한편 중복자본, 전이위험을 고려한 각 금융그룹의 자본비율(적격자본/필요자본)은 작년 말 기준으로 평균 181%였다. 삼성이 220.5%로 가장 높았고 교보가 210.4%로 뒤를 이었다. 반면 미래에셋과 현대차는 각각 125.3%, 141.5%로 가장 낮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 교차·우회출자 등 중복자본 기준을 마련해 반영할 경우 자본비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교보, 통합감독 대상에서 제외되나

시장에서는 감독대상 그룹 변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국은 모범규준 시범운영 기간 중인 점을 고려해 현행 7개 그룹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롯데그룹이나 교보생명의 경우 추후 제외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우 하반기에 금융계열사 매각이 완료되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계열분리 심사가 마무리 되면 다시 종합적으로 판단해 감독대상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관련 법 제정시 제외요건 등 감독대상 지정요건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데 비주력업종의 규모뿐 아니라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교보그룹의 경우 교보생명(주력업종)이 전체 금융자산의 95%를 넘어 통합감독대상 지정시 논란이 있었다. 사실상 1개 업종만 영위하는 동종금융그룹과 마찬가지기 때문. 향후 비주력업종의 규모뿐 아니라 비중 등이 고려될 경우 감독대상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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