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아부다비 국적기인 에티하드(ETIHAD)항공이 오는 2월 인도받는 신규 보잉 B787-9 항공기에 약 1000억원(8500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총 매입대금인 약 1850억원(1억5800만달러) 중 약 54%에 해당되며 나머지 선순위 대출은 외국계 은행이 담당한다.
보잉사의 B787-9 기종은 지난 2014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최신형 비행기로 드림라이너(Dreamliner) 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제작 측면에서 강화탄소섬유로 등 신기술이 대거 적용돼 차세대 ‘꿈의 항공기’로 불린다.
이번 투자는 리스크에 따라 선·중·후순위 3가지 트렌치(투자원금을 상환받는 우선 순위를 정하는 구조화 투자금융기법)로 나눠진다. 각각의 트렌치별로 기대되는 이자 수익률은 선순위 4%대, 중순위 6%대, 후분위 8%대다. 운용 후 매각 차익까지 고려하면 IRR(내부수익률)은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는 최신형 기종을 매입해 매각 차익까지 노린다는 점에서 항공사 신용도에 의존하는 임차 방식과 차별화 된다.
한투증권은 단독 매수자로서 증권사가 모든 매입 책임을 지는 총액인수(Underwriting) 방식으로 딜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기관투자자 대상 펀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리스크는 낮지만 수익률도 낮은 선순위 구조는 보험사들이, 중위험 중수익 구조인 메자닌는 국내 공제회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일부를 퇴직연금, 고유자금 등으로 직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관투자자들의 항공기 펀드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국내 기관들이 투자한 항공기 펀드 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국내 기관들이 큰손으로 꼽히고 있다”며 “당분간 항공기 투자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