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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한 참모는 2일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박 대통령은 필요에 따라 목소리를 내겠다는 생각”이라며 “적절한 시점을 보면서 국민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야권에선 “직무 정지 대통령은 청와대의 공식조직을 지휘하거나 조력을 받아선 안 된다. 명백한 헌법과 법률의 위반”(심상정 정의당 대표)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청와대는 “사전에 법률 검토를 마친 사안”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박 대통령 측은 주말 청와대 참모들의 조력을 받는 간담회나, 주중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주선의 간담회 모두 적법하다는 자체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와 관련, 다른 관계자는 “간담회 장소인 상춘재도 공식 업무시설이 아닌 대통령의 관저의 딸린 부속 건물 성격”이라고 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향후 대국민메시지 발신 장소는 상춘재나 기자들의 업무공간인 춘추관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공세 전환은 세월호 7시간·뇌물죄 의혹 등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향후 헌재 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층 결집을 통해 현재 14~17% 수준의 탄핵 기각 여론을 끌어 올리려는 의도도 깔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기각 여론이 30% 이상을 넘기면 헌재도 쉽게 인용 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10%를 회복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공세 모드가 야권의 반발과 촛불민심만 격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뻔뻔함과 오기를 마주했다”며 “국민들은 새해 첫날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 입장에선 좌고우면할 상황이 아닐 것”이라며 “이판사판으로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편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대통령비서실 시무식에서 “‘붉은 닭’의 상서로운 울음이 캄캄한 어둠을 뚫고 찾아오는 여명(黎明)을 알리듯 대한민국이 마주한 엄중한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일깨우는 서곡으로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며 “서로 생각이 같지 않고 처한 상황이 다르더라도 상대방의 의견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다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뿌리내려야 할 때”라고 ‘상생과 화합’의 정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