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자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들었다. 지난 6월 이후 두달 만에 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낮춘 것으로, 증시 불안과 경기 위축에 대한 중국 정부의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25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4.6%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이후 다섯 번째 금리인하다. 1년 만기 예금금리는 1.75%로 0.25%포인트 낮춘다. 이는 26일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은행 지급준비율도 18%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새로운 지급준비율은 내달 6일부터 유효하다. 지급준비율 인하는 올해 들어 세번째다. 인민은행은 농촌 지역 상업은행과 협동조합은행, 협동신용조합 등에 대해서는 지준율을 0.5%포인트 더 낮추기로 했다.
중국 증시가 전일 8%대 폭락하자 당국의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이날 중국 증시는 7% 더 떨어지면서 3000선마저 붕괴, 올 들어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은 지준율과 기준금리 동시 인하라는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전일 대비 7.63% 급락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00선이 무너지는 등 중국 증시는 두 달여 만에 무려 40% 넘게 폭락했다. 가파른 하락에 따라 상하이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작년 말(3234.68)보다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고, 나아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에 대해 “최근 중국 경제가 여전히 하방 압력을 받고 있어 안정적 성장, 개혁 촉진, 민생 경제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한 주요 목적은 기준금리의 선도적 역할을 통해 사회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실물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준율 인하와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적절하게 유동성을 제공하고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족시켜 경제 안정 발전을 촉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격적인 부양책에 이어 중국 정부가 향후 재정지출 확대와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경기부양책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낙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탓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금융 시장의 단기적 안정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실물 경기 회복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제한적인 효과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