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이광구, 성과관리전략 '2인2색' 눈길(재송)

김경은 기자I 2015.03.04 16:38:09

행동파 이광구 우리은행장, "목표치 조기 달성"
관리형 윤종규 KB 회장, "한번 더 기회준다"

▲이광구(왼쪽) 우리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정년 보장이 잘 돼 선망의 직종으로 꼽혔던 은행직원들도 이제는 고령화의 물결 등에 따른 사회경제적 구조 탓에 구조조정 한파에 내몰리고 있다. 중간직급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심화되는데다 저금리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대규모 인력조정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이에 은행들은 매년 시행하는 희망퇴직을 임금피크제 대상자뿐 아니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무관한 은행들이 있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이행약정(MOU)으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기 어려운 우리은행과 경영전략상 인력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KB국민은행이 대표적이다.

최근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두 은행은 각자의 스타일 대로 은행의 생산성 악화에 대응한 해법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성과가 강조되다보니 예전에 비해 두 은행의 영업 드라이브 강도가 훨씬 세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두 수장이 1년 후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광구, 영업력 확충 드라이브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취임 후 은행의 슬로건을 ‘내 몫 완수로 강한 은행을’이라는 구호로 바꿨다.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유휴인력에 대한 경고의 성격 아니겠냐는 것이 우리은행 직원들의 전언이다.

이 행장은 취임 전부터 우리은행의 유휴인력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원한다고 해도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이행약정(MOU)이 발목을 잡고 있다. 순이자마진(NIM)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MOU 약정 사항 중 하나인 ‘판매관리비율’은 가만히 있어도 상승하는 상황. 일시에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인력조정은 꿈도 못 꾼다.

이에 이 행장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같은 슬로건을 직접 만들어 경영 방침을 명확히 하는 한편, 명확한 목표를 수치로 제시했다. 올 상반기내에 올 전체 영업목표치의 70%를 조기 달성하라는 지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요즈음 은행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며 “예전에 비해 확실히 영업 중심으로 드라이브가 강해졌고 직원들의 복지부동도 많이 줄어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종규, 인력조정보다는 제도개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의 요즘 최대 고민도 유휴인력 관리다. 국민은행은 윤 회장 취임 후 명예퇴직을 논의했으나 노조 반발로 일단 중단했다. 윤 회장 역시 취임 후 간담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절대 인력이 타행에 비해 약간 과다한 부분이 있고, 연령 구성에서도 고직급 직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도 “현재 인력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지혜를 모아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5년 강정원 행장 시절 2200명, 2010년 어윤대 회장 시절 300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신임 행장 취임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던 셈이다. 하지만 윤 회장은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방침으로 인력관리 및 성과평가 쇄신안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안의 일환으로 국민은행은 성과평가를 지점장급 이하 책임자급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개선과 관련, 노·사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달 6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부지점장급 이상, 1969년 이전 출생자인 4급 차장 과장, 1975년 이전 출생자인 5급 대리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총 310여 명이 은행을 떠났다. 농협은행도 10년 이상 근속 직원에 한해 만 40세 이상의 일반직이나 4급 이상의 과장급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접수한 결과 총 269명의 직원이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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