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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울상인데...편의점만 혼자 웃었다

민재용 기자I 2015.02.05 16:42:13

경기 불황 여파로 백화점·마트·홈쇼핑 최악 실적
편의점 업계는 나홀로 실적 개선..성장세 계속 될 듯
1~2인 가구 증가와 편리한 접근성 등이 영향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주요 유통사들의 실적 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편의점 업계만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고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근거리 쇼핑족 증가 △편의점에서 파는 물품의 특성 △편의점만의 편리한 접근성 등을 편의점 업계의 성장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007070)은 지난해 편의점 사업부 매출이 전년대비 8.8% 늘었다고 밝혔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027410)의 3분기까지 매출액도 전년대비 7%늘어 지난해 전체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유통사 지난해 전년대비 매출 신장율(단위:%, 자료 : 각사)
편의점 업계의 이러한 실적 지표는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다른 유통업체와 대비된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2003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감소( -2.7%)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도 지난해 3분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매출이 줄면 2004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대형마트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이마트(139480)는 매출이 전년대비 0.4% 늘어 마이너스 성장은 가까스로 피했으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 급감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전년대비 9% 감소했다.

유통업계의 성장 기대주 홈쇼핑의 상황도 비슷하다. 국내 대표 홈쇼핑 업체 GS홈쇼핑(028150)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4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CJ오쇼핑(035760)의 매출액도 같은 기간 1.3% 느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0%나 악화됐다.

장기적인 불황에도 편의점 업체들이 성장세를 이어갔던 가장 큰 이유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1~2인 가구 수는 전체에서 50.5%를 차지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1~2인 가구가 우리나라 가구 구성의 대표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생수 등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은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근거리 소량 쇼핑족’이 늘어 났다.

편의점서 주로 소비하는 물품의 특성도 편의점이 경기 불황을 안타는 이유다. 대량 구매 특성을 가진 타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달리 편의점에서는 음료수, 담배, 칫솔, 양말 등 당장 소비할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대량으로 물품을 사지 않다 보니 지출 규모도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지갑을 열기 쉽다.

소비자와 가까운 편리한 접근성도 편의점 업계의 성장을 도왔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경우 어떤 물건을 사겠다는 마음을 먹고 차량 등을 통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반면 편의점은 길을 가다 흔하게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방문이 쉽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 구성비가 70%에 근접하는 2035년까지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한 때 유통업계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편의점 사업이 경기 불황기 다른 유통채널의 부진을 타고 유통산업의 중심으로 급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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