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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우여곡절 30개월..막판 쟁점 어떻게 풀었나

피용익 기자I 2014.11.10 17:49:24
[베이징=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 타결되기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뢰관계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중 FTA는 지난 2012년 5월 1차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베이징에서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 “한중 FTA 협상팀이 협상을 조속히 다음단계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적시함으로써 협상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이후 실무진의 협상이 다시 지지부진했을 때도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7월 청와대에서 가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를 체결하기 위한 협상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연말까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문구를 넣는 데 합의했다.

한중 FTA 협상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았더라면 무척 어려울 수 있는 협상이었다”고 전했다.

물론 30개월 만에 도출해 낸 한중 FTA 타결 성과는 많은 실무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무 선에선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세 번째로 수석대표를 맡게 된 우 실장은 협상 때마다 빠짐없이 수석대표로 참석해 정부 협상단을 이끌었다. 그는 중국이 우리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려는 시도를 저지했고, 그러면서도 중국의 공산품 시장을 최대한 많이 열기 위해 중국 측과 끊임없이 요구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타결 직전 진행된 제14차 협상에서도 그랬다.

한국과 중국 통상장관들이 직접 나서 합의하지 못한 쟁점들을 정리하기 위해 나섰다. 밤새워 합의한 내용을 중국 측이 뒤집는 바람에 한바탕 크게 싸우고 회의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우 실장은 지난 8일 저녁 “농수산 및 공산품 배정원칙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 타결을 위해 중요 사안을 뒤로 넘길 수 없다”며 “특히 원산지 규정의 경우 과거 외교부면 그냥 넘어갈수 있는 문제지만 산업부가 통상을 맡은 이상 끝까지 관철시켜 제3의 장벽 되지 않토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우 실장을 외에도 김영무 산업부 동아시아 FTA추진기획단장, 김재준 동아시아 FTA협상 담당관 등도 한-중 FTA 타결의 주역으로 꼽힌다. 김 단장과 김 담당관은 공식협상 외에도 수많은 비공식 접촉을 통해 협상 의제를 조정하거나 의견을 교환했다. 우 실장은 “100명정도 항상 가서 밤새고 그랬다. 효율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30개월이 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힘들 때마다 정상회담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도 적지 않은 몫을 해냈다는 평가다.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막힌 곳을 뚫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14차 협상에 직접 참여하면서 FTA 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영무 단장은 10일 베이징에서 청와대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지난 4주동안 비공식 협상을 계속해서 진행을 했다. 금주 협상이 고비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남은 쟁점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금주에 장관급으로 해서 큰 쟁점은 털어버리도록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남았던 쟁점 역시 양국 개방수준, 쌀 협정 제외문제, 그리고 가장 컸던 것은 품목별 원산지 기준이다. 오늘 새벽까지 협상을 했고 일괄적으로 타결을 해서 오늘 아침에 양 장관께서 확인을 했다”고 전했다.

한·중 FTA 타결…경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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