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음용유용·가공유용 원유 가격이 각각 8.8%, 10.9% 인상됨에 따라 이달 1일부로 흰우유를 비롯한 가공유·발효유·치즈 등 소비자가격도 속속 오르면서 추석 직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압박을 전개하고 나선 셈이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267980), 남양유업(003920) 등은 대표 제품인 대형할인점 공급 1000·900㎖ 용량 흰우유 제품 소비자가격을 3000원 미만으로 5% 수준 소폭 인상했지만 편의점 공급 제품 및 가공유·발효유·치즈 등 제품 가격은 이보다 높은 10% 안팎 인상을 결정한 것이 이같은 압박의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유제품은 물론 커피 전문점 및 제과·제빵업계까지 추가적인 가격 인상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가 재차 유제품 가격을 단속하고 나서자 유업계 고민은 더욱 커진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요구에 맞춰 대표 제품인 흰우유 가격 인상은 최소화했지만 원유 가격이 10% 가량 오른 상황에서 모든 제품 가격을 흰우유 인상폭에 맞출 수는 없다”며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낮은 여타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제과에 주로 쓰이는 소맥(SRW)의 가격(이하 시카고상업거래소 기준)은 1t당 208.89달러로 1년 전 335.1달러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 3일 179.58달러 대비해선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제빵에 주로 쓰이는 소맥(HRW) 역시 251.05달러를 기록, 1년 전(363.3달러)보다 낮아졌지만 2019년 10월 3일(149.09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내 제당업계가 설탕을 만들기 위해 수입하는 중간재 원당 가격(이하 뉴욕상업거래소 기준)은 지난 3일 기준 1t당 565.92달러로 1년 전 394.84달러 대비 무려 43.3% 급등했다. 또 같은 기간 코코아 가격 역시 45.3% 급증한 3428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올해 초 정부의 압박에 ‘한동안’ 맥주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했던 오비맥주는 이날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키로 결정했다. 병뚜껑과 빈명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등 원가 부담에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더이상 동결은 어렵다는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다만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 제품인 500㎖ 캔 제품 가격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했다. 올해 중순 정부가 칼을 겨눴던 라면·제과업계에서는 농심이 대표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을 꼽아 각각 50원, 100원 가격을 낮추며 유업계와 유사한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