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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이 조달비용 상승, 빅테크의 간편페이시장 진출 등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수익성이 나빠지자 생존전략 일환으로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삼성·현대카드 3사는 상위 1% VVIP를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일반 고객보다 카드 사용액이 월등히 많은 고소득층 고객을 잡아 이익을 늘리겠다는 판단에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올해 연회비가 200만원인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 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최상위 1%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별도의 자격 기준심사를 통해야만 발급이 가능하다. 삼성카드의 프리미엄카드 ‘디아이디 티타늄’의 연회비는 70만원이다. 현대카드의 ‘미래에셋 현대카드 다이아몬드’ 카드는 프리미엄 혜택과 특화 투자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며 연회비가 50만원에 이른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카드사는 수익성 악화, 비용 절감 등의 이슈가 맞물리며 프리미엄카드 라인업 출시 및 리뉴얼이 당분간은 활발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출시한 국내 전업 카드사들의 카드 평균 연회비가 지난해 상반기의 두배가 넘는 7만원대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데일리가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의뢰해 ‘2023년 상반기 출시 신용카드 분석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의 신용카드 53종의 연회비 평균은 7만1693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연회비가 평균 20만원,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10만원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해당 집계는 카드고릴라 사이트에 등록된 개인회원 카드가 대상이다. 단순 디자인 추가 및 특정 요건(미성년자·특별 심사 후 발급되는 VVIP카드 등)을 충족해야 발급 가능한 카드는 제외됐다.
개별 카드사로 보면 국민카드로 20만75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민카드의 신규 카드 수는 10개로 가장 많은 신제품을 출시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평균 연회비가 각각 17만5000원, 14만7714원으로 10만원대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카드 수는 현대카드가 4개, 삼성카드가 7개를 기록했다.
이어 농협카드(평균 연회비 2만5667원·신규카드수 6개), 신한카드(2만1286원·7개), 롯데카드(1만9500원·6개), 하나카드(1만7338원·8개), BC카드(4개·1만2500원), 우리카드(1만2000원·1개) 순이다. 단 카드고릴라에 집계되지 않은 우리카드 내부 기준으로는 (1만6800원·5종)이다. 국민·현대·삼성카드 외에는 평균 연회비가 1만~2만원대에 분포돼 있다. 사실상 국민·현대·삼성카드 3사가 연회비 상승을 주도한 셈이다. 국민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출시된 9개 카드사 연회비 평균(7만1693원)과 비교하면 189% 높은 수치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혜택이 좋은 이른바 ‘혜자 카드’들은 빠르게 단종시키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상당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가 신규 회원가입을 중단한 카드는 올 상반기 총 159개다. 지난해 동기 116개 대비 37% 늘었다. 적자 구조로 돌아선 카드는 빠르게 단종시켜 비용 부담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