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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SK브로드밴드가 향후 구글, 넷플릭스에서 망 사용료를 받으면 전부 통신망 구축에 사용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글로벌 거대 콘텐츠사업자(C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라는 주장이 통신사 호주머니 불리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으로도 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조만간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다. 넷플릭스와 법적 공방 중인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로 받은 재원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통신 3사는 구글(27%), 넷플릭스(7.2%)가 국내 망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며 망 투자 비용도 함께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3년간 들인 망 구축 비용은 연평균 3조 3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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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서 이기면 다른 통신사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아울러 이는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망 이용료 법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서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사용료 계약을 의무화하는 7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법적 다툼에는 한 발짝 물러선 구글 역시 망 사용료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넷플릭스보다 훨씬 많은 트래픽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훨씬 더 많은 망 사용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 지배적 시각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통신사가 만약 망 사용료를 망 인프라에 투자한다면 5G 28기가헤르츠(㎓)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며 “28㎓는 3.5㎓보다 훨씬 더 많은 기지국을 깔아야 하는 만큼 글로벌 CP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게 되면 우리나라 5G를 정상화·고도화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5G로 넘어오면서 프론트엔드(Front-end)도 유선화되는 추세”라며 “유선은 SK브로드밴드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에서 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