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중소기업 176개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다 규모다. 업종별로는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전방산업 대기업이 어려워진 여파로 그 협력업체 등이 많이 포함됐다. 그 결과 유통 등 비제조업보다는 제조업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이 구조조정 중소기업(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을 가려내는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하고 176개사(C+D)를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12개)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다였지만, 이보다 1개가 많다. 과거 3년(2013~2015년) 평균(137개사)보다는 28.5%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에는 기업부채 우려가 불거지면서 촘촘한 기준으로 엄정한 평가를 실시했었고 2009년에는 한해 신용위험평가를 3차례 실시했었다.
평가대상 중소기업은 지난해보다 101개 늘어난 2035개사였고 이 중 워크아웃 대상 기업인 C등급이 71개, 회생절차(법정관리)가 유도되는 D등급이 105개로, C등급만 1개 늘었고 D등급은 지난해와 같다.
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이의신청절차에 따라 최초 선정한 177개 중 중소기업 6개사가 이의를 제기했고 2건이 수용됐다. 1개사는 C→B로 등급이 변경돼 구조조정대상에서 제외됐고 1개사는 등급만 변경(D→C로)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등의 금속가공품제조업(22개사), 휴대폰·반도체 등의 전자부품제조업(20개사), 기계장비제조업(19개사), 기계설비 도료 등의 고무·플라스틱제조업(14개사)순으로 많았다.
이종호 신용감독국 팀장은 “대기업이 하는 중후장대 산업의 협력업체가 많고 전방산업이 어려워지면서 그 협력업체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제조업은 20개 늘었지만, 비제조는 19개가 줄었다”고 설명했다.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금속가공품제조업, 고무·플라스틱제조업이 14개, 10개씩 가장 크게 늘어났고 전자부품은 지난해(19개)부터 계속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이 주로 몰린 조선·건설·석유화학·철강·해운 등 5대 경기민감업종 기업은 26개사로 전체 구조조정 기업의 14.8%에 그쳤다.
비제조업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 8개, 부동산업 7개, 스포츠서비스업 5개 등이 선정됐다. 다만, 유통업은 지난해보다 4개가 줄었고 스포츠서비업 5개는 회원제 골프장 4개와 1개의 골프연습장 업체로 모두 골프장이었다.
장복섭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9월말 현재 구조조정대상 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1조 97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고 은행권이 88.6%”라며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은행권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예상액은 3200억원으로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