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텐센트-삼성전자, 亞 시총 왕 격돌

김대웅 기자I 2016.08.25 16:14:13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모바일’이 아시아의 간판 기업마저 바꿔놓고 있다. 모바일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두 IT 기업의 주가가 나란히 고공 행진하며 아시아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다투는 상황까지 온 것.

25일 텅쉰차이징 등 중국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텐센트는 눈에 띄는 실적 호조세에 미래 성장 기대치가 더해지면서 최근 주가가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IT 공룡기업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30% 넘게 증가하며 경기 둔화와 증시 부진 속에서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텐센트 시가총액은 2490억달러(약 274조원, 24일 종가 기준)로 아시아 최고 시총 기업인 차이나모바일(2590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자는 2390억달러로 그 뒤를 좇고 있다.

전 세계 기업 가운데서는 텐센트의 시총 순위가 12위, 삼성전자는 17위다. 불과 5개월 전인 지난 3월 31일 PwC가 집계한 시총 순위에서 텐센트가 26위, 삼성전자가 33위였음을 감안하면 그 사이 지각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두 기업의 선전은 공히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한쪽은 하드웨어, 다른 한쪽은 콘텐츠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원조 격인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 최근 신제품인 갤럭시 노트7의 인기에 힘입어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중국 최대 모바일 게임사이자 가입자 8억명의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최근 핀란드 게임업체 슈퍼셀을 약 10조원에 인수하며 명실공히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는 스마트폰 라이벌인 애플과 비교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1년 동안의 상승률을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50% 가량 급등한 반면 애플은 3% 상승에 그쳤다. 애플이 신흥 중국기업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반면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점유율을 유지하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톰슨 로이터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12.4배에 달하며 애플(12.7배)을 따라잡기 일보 직전이다. 주가수익비율은 향후 기업의 성장성에 관한 지표로, 시장에서 향후 삼성전자의 성장 잠재력이 애플 못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텐센트는 최근 2분기 호실적을 공개한 이후 더욱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시총마저 뛰어넘었고,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시총과 비교하면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텐센트의 2분기 매출은 356억9000만위안(약 6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2% 급증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투자기관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보다 47% 증가한 108억8000만위안을 기록했다.

텐센트의 질주를 이끈 것은 단연 모바일 게임이다. 텐센트 그룹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사업은 최근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수년 동안 텐센트가 공격적으로 확보한 모바일 게임 콘텐츠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한데다 정체기에 접어든 PC 온라인 게임을 대체 수단으로 이용자가 더욱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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