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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AI가 '무한리필 가게'라고?[데이터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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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I 2026.09.04 13: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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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승부, 성능 넘어 ‘얼마나 싸게 뿌리나’로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무한리필 식당 주인이 가장 반기는 손님은 누구일까. 돈을 내고 고기를 두 접시만 먹은 뒤 “배부르다”며 나가는 손님이다. 반대로 열 접시를 비우는 대식가만 몰려온다면 손님이 많아도 남는 장사를 하기 어렵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업계도 비슷하다. AI는 질문에 답하고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 때마다 컴퓨팅 자원을 사용한다. 이용자가 늘면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같은 AI 이용자라도 온종일 코드를 짜는 사람과 가끔 질문 몇 개만 던지는 사람의 원가가 같을 수 없는 이유다.

세계 AI 시장에서 이런 가벼운 이용자를 가장 많이 불러 모을 수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구글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최고급 AI가 쏟아진 한 주



9월 첫주는 새로운 AI가 잇따라 등장한 주였다. 앤스로픽은 지난 1일 클로드 페이블 5.1과 미토스 5.1을, 오픈AI는 3일 GPT-6 아스트라를 공개했다. 두 회사 모두 코딩과 전문 지식 업무, 장시간 스스로 과제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능력을 강조했다.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들었느냐는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하지만 발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공통점이 보인다. 오픈AI는 토큰당 효율을, 앤스로픽은 캐시를 재사용할 때의 비용 절감을 함께 내세웠다. 최고급 AI조차 이제 성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도 상품 경쟁력이라는 얘기다.

이 지점에서 구글의 ‘무한리필 전략’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2일 구글이 공개한 새로운 AI는 제미나이 3.8 플래시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이 복잡한 전문 업무를 수행하는 최고 성능 모델을 앞세웠다면, 구글은 이전 모델인 3.7 플래시와 같은 속도와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코딩과 다단계 추론, 장시간 스스로 일하는 AI 에이전트 성능을 높였다.

가격 차이도 눈에 띈다.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제미나이 3.8 플래시의 출시 가격은 100만 토큰당 입력 0.75달러, 출력 3.75달러다. GPT-6 아스트라와 클로드 페이블 5.1은 각각 입력 10달러, 출력 50달러다.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클로드 미토스 5.1도 같은 가격이다.

모델의 용도와 성능 등급이 달라 가격만으로 우열을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AI 벤치마킹 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에 따르면 ‘High’ 추론 설정에서 제미나이 3.8 플래시는 종합지수 59점·평가 과제당 0.58달러, GPT-6 아스트라는 60점·0.96달러, 클로드 페이블 5.1은 62점·1.43달러로 집계됐다. 절대 점수는 페이블이 가장 높았지만, 제미나이는 비슷한 점수대의 모델 가운데 더 낮은 비용을 기록했다.

(자료=Artificial Analysis)
(자료=Artificial Analysis)
손님 9억5000만명인데…먹는 양은 절반

알파벳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제미나이 앱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9억 5000만명이다. 10억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런데 이용자 한 명이 앱에 머무는 시간은 경쟁 서비스보다 짧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의 ‘State of AI 2026’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앱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시간은 챗GPT가 약 215분, 클로드가 120분, 제미나이가 100분가량이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챗GPT는 약 7분, 클로드는 4분, 제미나이는 3분 남짓이다. 제미나이 이용시간은 챗GPT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가벼운 이용자층’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또 구글 검색과 지메일, 구글 문서, 유튜브에도 AI가 들어가 있다. 일상 생활에서 AI를 사용한 사람들이 잠재적인 고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여기에 구글은 AI를 공급하는 비용도 낮추고 있다. 알파벳은 모델 최적화와 컴퓨팅 자원 활용 개선을 통해 2025년 제미나이의 서비스 단위 비용을 78% 낮췄다고 밝혔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구글은 텐서처리장치(TPU)를 10년 넘게 개발해왔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갖췄고, 완성된 AI를 공급할 검색·안드로이드·유튜브·업무용 서비스도 보유했다. 무한리필집으로 치면 손님을 데려올 상권을 이미 장악한 데다 식재료를 직접 조달하고 주방 설비까지 갖춰 접시당 원가를 낮추는 셈이다.

결국 AI 경쟁은 ‘누가 가장 똑똑한 모델을 만드느냐’는 경주가 아닐 수 있다. 가장 비싼 메뉴를 누가 잘 만드느냐와 동시에 평범한 손님에게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얼마나 싸게, 많이 팔 수 있느냐의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 계산에 베팅한 투자자가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알파벳 투자를 자신이 직접 시작했다고 밝혔다. 과거 구글의 가치를 일찍 알아보지 못한 것을 실수로 꼽았던 버핏은 알파벳이 지금까지 보여준 실적을 고려하면 월가 대부분의 기업보다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버핏이 AI만 보고 알파벳을 샀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는 장사’를 찾는 데 평생을 보낸 투자자의 뒤늦은 선택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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