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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은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통상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한 배당은 투자금 회수로 간주하는 만큼 어피너티의 투자금 중간 회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락앤락은 지난해에도 총 83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단행했으며 이중 어피너티가 683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 유상 감자를 통해 현금을 일부 확보했다. 전체 주식 가운데 13.7%(687만4033주)를 주당 5819원에 유상 소각하기로 하면서 총 400억원을 배당했다. 이를 통해 어피너티는 287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부동산 매각 움직임도 포착된다. 락앤락은 지난 6일 경기 안성공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안성공장은 매출액의 13%를 담당하는 생산시설이자 정관상 락앤락 본점 소재지다. 회사 측은 생산효율 제고 및 비용 절감을 위해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안성공장 역시 앞서 매각된 국내·외 생산시설과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락앤락은 2021년 충남 아산에 있는 1만9835㎡(약 6000평) 규모 창고를, 지난해엔 7만7423㎡(약 2만3420평) 규모 아산 공장을 매각했다. 베트남·인도·중국 등 해외법인도 일부 청산했다.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재원은 재투자가 아닌 어피너티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PEF 운용사는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 기업을 인수 후 3~5년 안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어피너티는 6년째 엑시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서다.
어피너티는 2017년 락앤락 지분 63.56%를 주당 1만8000원, 6293억원에 매입했다. 이중 절반인 3235억원은 인수금융으로 마련했는데 지난해 12월 만기가 도래하면서 대주단과 협의해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어피너티는 남은 2년 안에 엑시트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2년간 락앤락 대표를 네 차례나 갈아치우며 쇄신에 나섰지만 실적 개선 전망은 안갯속이다. 현재 락앤락 주가는 6010원(14일 종가 기준)으로 인수가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났다.
락앤락 영업이익은 2017년 516억원에서 지난해 23억원으로 95.5% 급감했다. 올해 3분기에는 영업손실이 2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했다. 계속된 부진에 시장에선 락앤락 사업부 분할 매각안도 거론되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영업손실이 누적돼 오면서 회사 생존을 위해 안성공장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선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