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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독일 경제에 대해 “단순 불황 수준이 아니라 독일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놨던, 기술 및 수출 강국 발전전략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세계화, 무역, 제조업 등을 기반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독일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붕괴로 1차 타격을 받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에 2차 타격을 받았다. 물가상승과 금리 급등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경기침체라는 3차 타격이 가해진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망은 해결됐지만 2차와 3차 타격이 독일 경제를 옥죄고 있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대중 수출액은 2021년 1230억달러에서 작년 1130억달러로 감소했다. 독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비 0%였다. 작년 4분기(-0.4%)와 올 1분기(-0.1%)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지만 경기 회복세는 약했다.
여기에 전 세계가 지정학 시대로 전환하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경제난을 겪은 독일은 중국에 자본재, 차량 등을 팔아 위기를 극복했는데 아직도 이러한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독일은 디지털 기술 등 신산업 투자를 소홀히했다”며 “자동차, 기계, 화학 등 과거 산업위주의 경제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독일의 유일한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SAP만 봐도 1975년에 설립된 회사”라고 지적했다.
노동력이 고령화되고 산업 구조가 경직화되고 관료주의가 증가하는 ‘독일 고질병’이 발빠른 변화를 막고 있다는 평가다. WSJ는 “독일에서는 기업의 약 43%가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새 직원을 뽑는 데 드는 기간만 평균 6개월에 이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