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의정부·포천지역 기초지자체장에 출마한 후보들이 7호선 포천연장사업의 노선변경 공약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이를 지켜보는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7호선 포천 연장 사업(옥정-포천 전철7호선 건설)은 지난 2019년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된 이후 기획재정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뒤 기본계획수립 단계에 있다. 이대로 기본계획을 확정하면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착공할 수 있다.
|
이처럼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방선거’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7호선 포천연장사업 노선이 지나는 의정부시와 포천시의 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노선변경 공약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7호선 도봉산~옥정노선(15.1㎞)의 종착지인 양주 옥정에서 포천까지 연장하는 옥정~포천 구간 17.45㎞의 사업이다.
후보들은 기존 사업계획의 옥정~포천노선을 무효화 하고 포천과 도봉산을 바로 연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노선은 포천에서 서울 도봉산을 직선으로 연결해 양주를 거쳐 도봉산으로 가는 옥정~포천 17.45㎞보다 약 6㎞ 늘어난다. 사업비 역시 증액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후보들은 포천에서 도봉산까지 운행시간을 약 3~4분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옥정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정~포천’ 대신 ‘도봉산~포천’ 추진 시, 포천 철도 유치 ‘원점’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옥정~포천 노선계획을 무효로 하고 도봉산~포천으로 변경하면 포천의 지하철 개통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포천시는 지난 2000년부터 지역 내 철도 유치를 추진했으며 2006·2011년 2·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장기검토·추가검토사업에 선정됐으며 2016년 4차 국가철도망계획의 신규사업에 포함되면서 예비타당성조사 자격을 얻었다. 이후 2019년 예타면제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20년 가까이 사업을 추진한 끝에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고 거의 30년 만에 ‘개통’의 실마리를 얻게 된 것이다.
후보들의 공약대로 옥정~포천 노선이 취소되고 도봉산~포천 노선을 새롭게 추진한다면 ‘예타면제’라는 성과는 사라지고 정부의 철도구축 사업 성격상 포천시가 2000년에 시작한 철도유치 추진 당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다시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사전타당성조사를 진행해야 하고 철도망계획의 신규사업에 선정됐다 해도 재차 예타면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다 예비타당성조사 역시 통과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
결국 의정부와 포천시민은 20년 가까이 추진해 결과를 만든 사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운행시간 3~4분 단축을 위해 사업을 처음으로 되돌릴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7호선 포천연장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당시 1조1762억원이었던 사업비를 현재 약 1조3900억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놓고 기재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본계획만 확정되면 곧바로 설계를 시작해 계획대로 개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으로서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사업의 적절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확정돼 기본계획수립 단계에 있는 사업이 취소되면 최초 추진단계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관계자는 “경미한 규모의 사업계획 변경은 협의할 수 있지만 이미 사업비가 2000억원 가량 증액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폭의 노선변경은 검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